한국천주교회 주교단은 2백주년기념을 준비 하기 위해 지난 81년도부터 2백주년의 해인 84년도까지 복자성월인 9월 첫 주일을 한국 천주 교회 2백주년 기념 주일로 설정, 신자들이 2 백주년 기념 준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한 바 있다.
따라서 금년 9월 첫 주일인 9월 5일은 기념 주일 제정 이 후 두번째로 맞이 하는 기념주일이다.
이 날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2백주년 기념의 의미를 되새기고 2백주년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를 가다듬어 보아야 하겠다.
어느 주교님은 한국교회를 가리켜「무한한 희망과 가능성을 지닌 청년」에 비유한 적이 있다. 이는 원대한 희망과 많은 가능성을 지니면서도 아직 미숙하고 미성숙 된 면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 말이라고 본다.
사실 몹시도 성급하면서 나타난 면이 있는 양면성이 청년의 특징임과 동시에 약점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지난해 천주교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 기념 행사를 치르면서 절감했으리라 본다. 물론 이 신앙 대회가 교회 내외에 깊은 인상과 신앙 쇄신의 기회가 되었음은 사실이지만 그 준비와 진행과정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미흡 했던 점이 적잖았음을 인정 치 않을 수 없다고 본다.
하나의 사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 기간과 여유를 갖는 가운데 보다 철저하고 치밀한 계획이 뒤따라야만 원활한 집행과 소기의 결실을 기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국 교회와 민족적 거사인 2백주년 기념 연도인 1984년은 겨우 1년 남짓 남겨 두고 있다 물론 1984년 한해 동안에 모든 기념행사와 사업이 중료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84년도는 2백주년을 기념하는 제반 사업이 본격적이며 실제적으로 추진되는 분기점이며 시발점이라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 할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 보건대 지난 80년 1월 한국 주교단이 공적으로 2백주년 기념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한 이래 2년 여가 흐른 금년 5월 27일 에야 겨우 2백주년 기념주교위원회 규정이 인증 되었으니 그 진척 상황을 볼 때 심한 우려와 함께 당혹함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현재 2백주년 기념 주교위원회 직속 기관으로 기획 분과 위원회와 재정 분과 위원회를 선두로 2백주년기념 전반에 관한 기획과 재정의 골격을 검토하고 설정하는 작업이 한창이고, 4개 집행위원회 중 2백주년 기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념 사목 회의는 의안 준비를 위해 1백여 명의 전문 위원이 동원해 민족 복음화를 향한 교회의 쇄신과 미래의 선교 방향 모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기념 문화 사업 위원회는 성사 집통일 작업과 교회사 자료 정리 편찬 작업 및 선열들의 시성 시복 운동이 진척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2백주년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기념행사 위원회는 기구 조직과 운영 세칙만 마련 하였을뿐 구체적이고도 실제적인 작업은 아직 미급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2백주년을 맞이 하는 교회의 쇄신과 정신 자세 및 의식화를 위한 정신 운동 위원회는 아직 명약관화한 방향 설정 마저 공적으로 제시된 바가 없다.
2백주년 기념의 목적이 복음과 교회의 보편 진리와 가르침에 준거하여 시대적 표징을 간파하고 구체적 현실에 그 방향과 입장을 제시하여 민족 복음화와 함께 세계 보편 교회에 기여하는 것이라면 소기의 목적에 따른 사업의 성패는 차지하고라도 기념준비 과정 그 자체가 이미 교회의 쇄신과 함께 민족 복음화를 위한 작업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2백주년 기념을 준비하는 우리 모두는 서로의 인간적 약점을 극복하고 독단과 아집을 버리고 겸허한 자세로 참된 의미의 충고와 제언을 귀담아 돋고, 개방된 자세로 서로 하나가 되어 설령의 역사 하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마음 가짐이 이루어 질 때 우리는 다양성 속에서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사명의식에 충일케 될 것이고 이 대역사를 위해 초대된 1백50만 가톨릭인 모두가 각자의 능력과 소질에 따라 하느님이 부르심에 올바로 응답하게 될 것이다.
개인과 개인의 벽을 허물고 본당과 본당사이, 교구와 교구사이의 고질적이며 집단적인 이기심을 버리고 믿음과 사랑에 의거한 지리의 정신으로 우리의 이웃과 후손을 위해 이 민족과 세계 교회를 위해 봉사할 복음적 시기가 지금 여기 우리에게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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