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우리의 선조 순교 복자들께 특별한 공경과 사랑을 바치는 달이다. 이 해의 9월은 선교 2백주년을 목전에 두고 지금 한국 교회 전체가 영광스러운 역사의 유산을 조국 성화의 도약을 위한 뜻깊은 계기로 이끌고자 정성을 다하여 함께 준비 하고 있는 시기임에 더욱 경건함을 느끼게 한다.
1784년 명래동 김범우의 집에서 신앙 실천 운동이 시작되고 한국 교회가 창립된 이래 2백년 한국 교회사에서 103위 순교복자들은 우리의 영원한 귀감이며 긍지이다.
순교자란 그리스도의 진리의 말씀을 증거하기 위하여 그리고 그 신앙을 보존 하기 위하여 생명을 바친 이들을 말한다. 그들은 개인적 주견이나 신념을 들어내기 위함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복음의 증인으로 진리의 증거자들인 것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그의 신학대전에서『순교자는 마치 증인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진리가 아닌것에는 증거가 있을수 없고 또 어떠한 진리에 대해서든지 증거하는 자를 전부 순교자라 할 수 없다.
다만 하느님의 진리를 증거하는 자를 순교자라 한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순교는 어떤 사상이나 이념, 개인적 신념 때문이 아니요, 당쟁이나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정치적 이유로 인한 방법이거나 회생의 결과도 아니며 더구나 어떤 죄의 벌이나 처형이 아니라 하느님의 진리에 따른 구원의 삶을 온전한 자유로 응답한 사랑과 믿음의 증거자들이란 것이다. 아우구스띠노 성인은 그래서『벌(罰)이 순교자되게 하지 않고 기인(起因)어 순교자 되게 한다』고 하였다.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 까지, 아니 십자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필립2 · 8)하신 그 분께서 교회를 세우시고 현실이 진리와 갈등이 심할 수록, 그리고 구원의 진리를 깨닫는데 아둔 할 수록 교회의 앞 날이 어려울 것을 예견하시어『상시들을 법정에 넘겨주고 회당에서 매질한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조심 하시오. 또 당신들은 나 때문에 총독들과 왕들에게로 끌려가 재판을 받으며 그들과 이방인들 앞에서 나의 증인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이 잡혀갔을 때에 어떻게 말할까? 또는 무슨 말을 할까? 하고 미리 걱정하지 마시오. 때가 오면 당신들이 해야 할 말을 일러 주실 것입니다. 말하는 이는 당신들이 아니라 당신들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성령이 십니다』(마태오10 · 17 ~ 20)라고 하시어 진리의 증거가 말로만이 아니라 피흐름이 있어야 함을 일러주셨고 이어서『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도고 증언하겠읍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하겠읍니다』(마태오10 · 32 ~ 33)고 하시어 그 증거자들의 영생을 보장하시었다.
이 예절은 초대 교회 3백년의 박해에서 역사적으로 실현된 사실이며 또한 한국교회 순교 백년사에서 역사적 사실로 드러났다.
우리의 선조 순교 복자들의 영웅적 증거와 삶은 새남터와 배론에서 바로『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있겠읍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 입니까! 혹은 위험이나 칼입니까!…높음도 깊음도 그 밖의 어떤 피조물도 우리 주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타날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음』(로마8 · 34 ~ 39)을 생생하게 밝힌 것이며 그들의 죽음과 피로 증거된 진리가 오늘 한국교회의 씨앗이 된 것이다.
세기를 통해서 볼때 끊임없는 순교자들의 영웅적 증거는 가톨릭 교회사에서만 볼 수있는 특징이다. 그리고 이 순교 정신과 의미는 그리스도의 진리와 그 초자연성을 알지 못하고는 이해 하기 어렵다. 그래서 가톨릭을 모르고는 순교의 의미를 모르며 수십 만의 전 가톨릭 순교자들에 대한 바르고 깊은 인식이 없이는 가톨릭을 안다고 할 수가 없다. 순교자들의 피가 갖는 신비를 앎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앎이요 그 가르침을 앎은 곧 그리스도를 옳게 앎이 된다.
복음이 진리가 아닐 진데 결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피로써 증거하는 자가 있을리 없겠음에 우리는 바로 우리 조국의 역사 속에 있다에서 영원한 생명의 길로 증거한 그 그리스도의 진리로 조국의 미래 역사의 등불이 되게 하여야함이 순교자들의 후예로서 역사적 사명임을 깊이 명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한국교회는 선교 2백주년을 맞이할 준비로 기념 운동의 기본 영역을 기념사업 · 정신운동 · 기념회의 · 기념행사의 4가지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모두가 이 시대 조국의 현실에서 이 겨레 앞에 구원의 생명이 있는 진리의 또 하나의 새로운 시대적 증거요 보장으로 비추어 짐으로써 순교 정신과 일치하는 의미를 지닐 것으로 믿는다.
지금 영광스러운 신앙의 역사 유산을 누리는 우리는 다시 미래 역사의 영광스런 기념으로 오늘을 살아 선열들에게는 훌륭한 후손이되고, 후손들에게는 자랑스런 선조가 될 수 있도록 더욱 깊은 성찰과 봉사로 주님의 자비를 기도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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