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그랬듯이 우리는 올해도 또 전교 주일을 맞는다. 교회의 선교 활동은 어느 경우에 있어서도 중대한 관심사 이기에 어쨌든 일 년에 한 번쯤은 꼭 선교에 관해서 깊이 생각 해보자는 것이다.
무릇 교회야 말로 그 자체가 복음 선교자인 것이다. 왜냐하면 교회는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계획에 의하여 성자의 파견과 성령의 파견에서 그 기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선교교령2) 또한『당신들은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기쁜소식을 선포하시오』 라는 (마르꼬 16 . 15) 예수의 명령을 상기하고 그리스도의 백성으로서 공동책임하에 세계 복음화의 의무를 되새기려는 것이다.우리 교회는 창립 2백주년이 되는 1984년에는 신자 수 2백만을 목표로 전교 활동을 전개 하고 있다. 사목적 선교적 정황은 2백만신자화의 가능성이 보일 뿐 아니라 예비자 및 영세자의 수가 급템포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대교구의 예비자 사목 종합 보고서가 제시한 바와 같이 신자 증가율이 13.3%라는 놀라운 현상이며 더우기 그 증가율은 높아질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그런데 선교에 관하여 이야기하려 할 때 많은 사람이 어떤 곤혹에 빠지는 느낌을 갖게 마련 이다. 왜냐하면 수십년 이래 우리교회가 지녀온 선교 사상 때문이다.
즉 교회를 많이 세우고 교회를 확장하며 신자의 수를 증가 시키는 일이라는 사상에 의한 역사적인 무거운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교회의 확장과 신자수의 증가는 기초적이고 초보적인 선교의 목표라 하더라도 실로 선교 하는 것은 그런것 뿐이 아니다. 바오로 6세는 사도적 권고로『교회의 복음 선교 활동에 있어서 각별히 유의하여야 할 요소와 국면이있다.
그 중에 어떤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 것만이 선교 활동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경우로써 복음 선교를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교 하고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주고 기타 다른 성사를 주는 것이라고 정의 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잇는 것이다.
전교 주일에 즈음하여 교회의 선교를 깊이 반성적으로 재고해 볼 필요가 있을것 같다. 당연히 신자수의 증가에 더 박차를 가하여야 할 것이며 예비자의 인도를 위해 모든 신자는 공동 책임으로 온갖 노력을 다 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의 예바자 및 영세자 증가 추세에 안이하게 만족 하지 말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전교에 힘을 경주 하여야 한다.
그러나『교회로서는 복음선교의 기쁜 소식을 인류의 모든 계층까지 전해주어「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라고 한 것과 같이 그 힘으로 인류를 내부로부터 변혁시켜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교회로서 복음 선교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보다 넓은 지역에서,혹은 사람들에게 선교하는것만이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 계획에 배반되는 인간의 판단기준, 가치관 관심의 초점, 사상의동향, 사상의 원천, 생활양식 등에 복음의 힘으로 영향을 미쳐 그 것들을 역전시키고 바로잡는 데 있다고 하겠다』라는 바오로 6세의 사도적 권고를 전교 주일에 깊이 되씹어봐야 할 것이다.
인간의 구원은 다만 그리스도와 그의 나라에 대한 신앙안에서 기대할 수 있다. 이 신앙으로 인간을 부르는 것은 결코 공연히 법석대는 일이 아니며 또 공연히 남의 일에 간섭하는 일이 아니다.
참으로 이것은 지역 사회의 모든 사람을 더욱 유익한 소망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열심히 선교하는 그리스도의 백성 본당 교구가 되도록 애써야 하겠다.
우리에게는 선교 활동을 지원하는데 있어서 부족한 점이 많다. 지금 보다 열 배나 더 지원한다 해도 역시 불충분하다. 우리 신도 한 사람이 받은 바 소명을 위하여 총 궐기 하여야 하겠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그리스도의 빛을 겨레에게 비추기 위하여 우리 모두 일어나 가야할 것이다.
교회 창립 2백주년을 정말 의미 있게 맞이하기 위해 우리 교회가 낡은 옷을 벗어 버리고 현재의 안일을 구하는 것을 중지하며 선교에 사는 백성으로 새로운 모습을 취해 탈바꿈 할 때 성령의인 도하심에 따르는 참 교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한편 우리 한국 교회는 아직 전교 지방이라는 이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2백주년을 계기로 하여 근본적으로 방향을 바꾸어주는 교회가 되어야 하겠다. 시야를 좁혀 이 땅만을 보지 말고 밖을 내다보며 우리도 선교사를 해외로 파견하는 문제를 선교 전략의 측면에서 깊이 배려 하여야 할 것이 아닌가 한다.
진정 1984년을 희망의 해, 은총의 해로 하기 위하여 이 땅의 모든 가톨릭인은 소명을 완수하며 조상들의 피의 꽃이 헛되지 않고 복음의 꽃다운 향내와 기쁨이 넘쳐 흐르도록 마음을 다지며 올해의 전교 주일을 뜻 있게 보내야 하겠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