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이들의 간곡한 권유에도 불구 하고 오랫동안 냉담해 오던 내가 예비자가 된 어떤 선배 부부를 성당에 인도하면서 부터 자연스럽게 天主를 정옥하며 미사에 정중하게 참례하고 사제를 경허한 마음으로 믿고 의지하게 되었다. 주위의 누구에도 온순한 마음으로 손해를 보면서도 즐거워지려는 끈기있는 인내를 발휘하면서 언감 생심 예수의 수난과 고통을 느껴 보겠다는 마음이 누구의 시킴이나 혹은 어떤 계기 같은 것 없이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내안에서 이루어 지면서 지난 5 . 6월 두 달동안 예비자들과 함께 열심히 다시 교리 공부를 하기도 했으며 聖心이 이루어지는 이상스러운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게 되었다.
그러던 지난 7월 중순 나는 어떤 일로 서울 구치소에 구속되어 난생 처음 영어의 몸이 되고 말았다.
囹圄의 몸이 된 38일동안 나는 보다 뜨거운 마음이 되어 기도 드리면서 내 안에 2천년전「골고타」에서의 예수의 고통을 정확하게 모실 수 있었다.
天主의 시킴이었는지 같은 감방에서 바오로와 마르꼬 두 敎友를 만나게 된 다행함 속에서 우리의 성전을 감방안에 만들고 성서를 읽으며 기도서를 가슴에 안고 열심히 간구하였다.
「십자가의 길」을 바치면서 14처를 옮겨 가는 통회의 기도를 올리는 나를 담담한 젊은 교도관은 사랑과 이해로써 우리의 감방을 모범방으로 지정해 주는 배려를 잊지 않았다.
감방 생활 하루가 24시간 으로서는 부족했고 24시간 속에 수면 시간 식사 시간 세면 시간등의 생리적이고 관습적인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불만이었고 특히 囹圄者이기때문에 마음대로 天主만을 찾는 행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와 이러한 고통으로부터 풀어 달라고 호소하면서 신구약 성서를 섭렵하고 기도하는 즐겁고 보람찬 시간을 슬프게 통회 하는 시간만을 나의 시간으로 알고 나를 天主께 바쳤다.
어떤 형태이든 나를 天主께 드렸다. 어떤 방법이든 나를 天主께 바쳤다.
무슨일 이든 믿고 의지 하겠다고 天主께 약속했다.
무슨일이든 천주께서 하시고자 하는대로 해주시기를 빌고 또 빌었다.
최소한 3개월간의 영어 생활을 각오하는 마음으로 감방 생활을 준비하면서 열심히 나의 죄를 찾아내고 천주께 고백하면서 그 동안 나 때문에 손해를 보고 고통을 당한 사람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있었던 것을 찾아 내었고 이에 대한 용서를 빌고 천주께서 내려 주신 하늘의 벌을 기다리며 『천주의 뜻대로 하옵소서』를 뇌이고 또 뇌이던 어느날,그 날도 위침 나팔이 울리고 고통의 표정으로 잠들어 있는 동료들 사이에 엎드려 저녁 기도를 올리고 있는 나를 뜻 밖에 불러내어 집으로 돌아 가란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이것은 天主의 시킴일 수밖에 없다.
또 기도 하였다.
감사의 기도,무안과 면구스러움의 기도를 드릴 차례 였다.
하껏 자라 버린 철 지난 토마토 가지 들이 뻐쩡뺴쩡하게 정원 한 모퉁이를 덮고 있었고 피마자가 담밀과 향나무 사이에서 무성하게 넓은 잎사귀를 가지고 검은 그림자를 보여 주는 내 집에 들어서면서도 현관의 예수고상을 먼저 찾아 엎드렸다.
『主여!
불행한 사람중 자유를 박탈 당하여 구속된 자가 더욱 불행 한다고 하셨읍니다. 나의 당신을 향한 자연스러운 마음을 알아주시고,간절히 올리는 나의 통회와 반성의 기도를 들어 주시고 나의 모든 죄를 찾아 내려는 내 노력을 인정해 주신 주 하느님!
나는 당신을 이제야 참으로 찾았읍니다.
나를 아무리 당신께서 버려 보십시오.
내가 당신을 못 쫓아갈것 같습니까?
결코 내가 당신을 버릴지라도 당신께서는 영원히 나를 버리지 않으시리라 굳세게 믿나이다.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애독자 여러분의많은 투고를 바람니다.
원고를 보내실때는 원고지에 정서하여 보내주시고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반드시 명시해주시기 바람니다. <편집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