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도 주교회의 추계정기총회는 매년 대림절 제2주일을 인권 주일로 제정하여 인권 운동을 교회적인 차원에서 전개 하기로 했다고 한다.

1948년 12월 10일 국제연합기구에 의하여 채택돼 세계 인권 선언으로 선언된 지 34년만에 한국 천주교회는 인권 주일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교회적인 차원에서 인권 운동을 전개 하려는 주교회의의 의도와 결단을 높이 평가하면서 그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20세기만큼 인간이 유린되고 재난 파멸의 위기가 고조됐던 세기도 없는 것 같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대로 금세기는 도덕적 파멸의 세기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바오로 6세는『우리는 급히 서둘러야 하겠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은 분명 하늘을 향해 울부 짖을 만큼 정의를 벗어났다.』라고 민족들의 발전 촉진에 관한 회칙에서 말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인간의 구원차」에서『교회로서는 이 문제가 현대 세계 내의 교회의 사명과 얼마나 긴밀히 직결 되는지 개론 할 여지가 없다. 참으로 인권이야말로 사회 평화와 국제 평화의 기반이 된다. 무엇보다도 평화는 인간의 불가침한 권리에 대한 존중으로 귀착된다』고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본질적으로 그의 존엄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더욱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그것만큼은 침해될 수 없는 권리를 갖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기본적 인권이라고 한다.

사회정의의 문제가 오늘날 가장 빈번히 논의되는 형식은 인권이라는 형식이다. 사회 또는 국가에 있어서의 생활의 근본 이유와 본질 목적은 인격의 보호와 조성에 있어야 하므로 그 사회는 사람이 하느님에 의하여 개인과 전 인류에 주어진 제반 여건을 올바르게 실현하여야 하는 것이다.

인권이 부정되고 압박되고 경시되는 사회에서는 어떤 형태이든간에 사회 정의는 실현 될 수 없다. 특히 인권이 부정하게 탈피되는 겨우에는 보호를 필요로 한다. 인간은 인권이라는 기본권을 우선 사회의 공동 생활에서 정의를 촉진 하여야 할 공동 책임을 끊임 없이 충실히 실행 하는 것에 의하여 옹호 되어야 할 것이다.

사실 한국 천주교회는 기회있을 때마다 그 나름대로 인권 옹호를 위해 싸워 왔다. 그래서 공동선을 위해서 행동 할 의무를 가르쳐 왔고 권력의 기본의무는 사회의 공동선을 염려하는 일이라고 항상 가르쳐 왔던 것이다.

그 까닭은 인권은 하느님의 의지로서의 정의를 달리 표현한 것이며 또 정의의 요구를 다른 시선에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우기 그리스도인은 자기의 모든 권리를 포기 하신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한 증거를 서야할 소명으로 말미암아 권리를 자기 자신 안에서 찾지 않고 오히려 그리스도 안에서 이웃을 보며 섬기는 가운데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에 관한 여러 권리는 현실 사회의 한복판에서는 하느님의 창조의 영광을 반영하는 빛이다. 그것은 인간 자신의 뜻대로 구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 의해 보증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사회나 국가도 단지 인간을 하나의 대상 수단으로 격하시켜서는 안되며 또한 인간이 자기 자신을 그렇게 격하할 수도 없다. 이 세상에는 아무도 그렇게 할 권리가 없는 것이다. 오로지 사람은 하느님에 대해서 또 이웃에 대해서 그 책임의 수행을 가능토록 하는 조건을 갖도록 하느님께로부터 주어진 권리를 가지고 있다.

아무든 한국 천주교회는 인권 주일을 제정했다. 그것이 하나의 형식적이고 행사적인 것이 되어서는 결코 안되겠다. 왕왕히 그러한 결정이 시간이 흘러갈수록 관습적, 형식적인 것이 되기 쉽기에 그 출발점에서 심각히 주의를 환기 해두는 바이다.

한국의 사목적 선교적 상황은 오늘날 명백히 인권 운동이라는 선교적 사명을 지니게 하고 있다. 그 인권 운동을 불가피하게 선교 사명의 수행을 수반 하기에 말이다. 사실 인권문제는 우리 교회가 힘 쏟아야 할 긴요한 선교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이 땅의 가톨릭적인은 주교 회의의 인권주일의 제정에 즈음하여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인권에 대한 인식을 재인식하고 인권 운동의 저변 확대를 위하여 한마음으로 기도하여야 할 것이다.

인권주일의 제정은 우리에게 인권의 옹호자가 되라고 요구 하는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