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속담에「한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라는 말이 있다. 누구든지 한번 쯤의 실수는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한 번이 아닌 두 세번 씩이나 계속 되는 실수의 연발은 정말이지 난처하기 짝이 없을 때가 많다.
나는 원래 눈이 좀(?) 나쁘다. 아니 좀 나쁜게 아니라 많이 나쁘다고 해야 옳을 것 같다. 안경을 쓰고도 책과 눈과의 거리가 10cm도 안 되는것은 습관이라고 하더라도 길에서 사람을 만나도 전혀 의식을 못할 때가 많으니 아무리 내가 눈이 좋다고 우겨도 내말을 믿을 사람은 하나도 없다.
섹스피어가『실수의 변명은 늘 그 변명 때문에 또 다른 실수를 범하게 된다』라는 말을 했지만 우선 내가 눈이 나빠진 이유부터 말해야 겠다.
나의 어린시절은 주로 병치료로 세월을 보냇다. 첫 돌이 지나기도 전에 어머니의 잘못으로 그만 머리에 화상을 입었다. 지금도 내 머리를 보면 누구나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머리가 빠져있다
그런가 하면 국민학교 3학년때는 한꺼번에 등 부분을 세군데나 수술을 하는 곤역을 치르렀고, 또 중학교 2학년때는 뇌염을 앓았으니 그 때 죽지 않고 이렇게 살아 남은 것도 영광(?)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그 것뿐이랴. 고교시절에 문학 입네 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 버렸으니 눈이 나빠진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오히려 당연한 일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 덕분에 20여년 간 안경을 쓰는 영광을 누렸지만, 눈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는 정말 씁쓸 할 때가 많이 있다.
길을 오가게 되다보면 자연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인사를 하게 되는데, 인사는 커녕 누군지 잘 모르니 그냥 지나쳐 가는 수가 많다. 그러니 이건 그래도 양반(?)이다. 어떤 대는 엉뚱한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때도 있다.그러다 보니 자연 건방진 사람이니 하는 오해도 사게 될 때가 많다.
그러나 간혹 나를 알고 이해해 주는 사람은「구선생」하고 큰 목소리로 부르며 나에게 먼저 아는 척을 한다. 그러면 난 그 목소리로 대강 누구라는 것을 짐작하게 되고 서로 악수를 한다. 눈이 오래 나쁘다 보니 귀가 발달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친구를 만났을때 또 학생들을 만났을 때는 통할수 있지만 위사람이나 직장에 상사를 만낫을 때 는 좀 곤난한 점이 더러있다.
작년 겨울에 이런 일이 있었다.
작년 겨울에 이런 일을 있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 교장선생님께 그만 실수를 한 것이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그날은 날씨가 좀 추웠다. 코트주머니에 손을 넣고 교문을 들어서려고 할 때 였다.저쪽 길에서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난 그저 학교에 볼 일이 있어 오는 사람이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 순간, 아차, 점점 다가 오는 사람은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아니신가. 그러나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얼결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인사를 하고 말았다. 순간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난처하기 그지 없었다.
며칠 후 교장선생님의 이해로 나의 새로운(?) 인사법은 해결 되었지만 얼마 안되어 다시 복도에서 또 실수를 했으니 교장선생님은 두 번째 실수도 너그럽게 보아주셨는지 정말 죄송하기 이를데 없다. 허나 중국 문헌에「마음이 부재하면 살펴도 보이지 않는다」하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분명 내가 저지르는 실수는 눈이 나빠서 보다 마음의 수양이 덜 되어서 그런 탓이렸다. 마음의 수양을 좀 더 많이 쌓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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