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오랜동안 교회내에서 성물에 관하여 신도들 사이에 문제시 되어오던 일이 요사이 하나의 사건적 물의로 야기되고있다.
보도된 바에 의하면 첫째 조잡하고 둘째 쉽게 파손 되거나 변질되고 셋째 액세서리화하고 있고 네째 예술성이 결여되고 다섯째 영세업자가 제작 하고 있다는 것 이다.
무릇 성물 제조업은 하나의 기업으로서 성물이라는 상품의 생산을 통하여 이윤을 추구하는 업체일 것이다. 어디까지나 이윤을 목적으로 하기에 경영상 손익의 분기점을 넘어서서 수지가 맞아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성물 생산이라는 성격으로 봐서 그 제조업이 기업으로 크게 성장하기는 결정적 한계성을 지니고 있어 대자본을 투입해서 그 기억을 할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성물 제조업이 영세자본에 의한 업자들에 의하여 경영 되고 있음은 어느 의미에선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성물의 제조는 일반적인 상품의 생산및 판매자의 생각만으로는 그칠 수 없는 종교적ㆍ신앙적 차원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 업에 종사하는 자는 거의가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가톨릭인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업자로서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상품 이전의 성물을 제작한다는 교회적 생각과 자기자신의 신앙의 행위가 문제 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오늘 한국의 경제 사회가 적지 않게 기업 윤리를 망각하고 비양심적인 상품을 제조하고 있는 형편에 놓여 있음은 우리가 다 잘알고 있는 처지인 것이다. 그러한 환경과 흐름 속에서 별도리 없이 성물 제조업자도 물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물이 아닌 하나의 상품을 제조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물건을 생산해야 할 것이 아닌가 말이다. 더우기 聖이라고 일컫는 날말이 붙는 물건일진대 이것은 어디까지나 신앙적 차원에서 봐야 할 것이며 하느님 백성들의 신심에 미치는 영향을 제쳐놓을 수는 없다.
성물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사도직적 사명을 조금이라도 의식하고 기도 묵상 하는 가운데 작업이 행해진다면 말썽되고 있는 그러한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기도 묵상 중에 생산되는 물은 참으로 가치있고 훌륭한 상품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더욱 한편으로는 성물이라는 상품의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어 기업의 이윤에도 이바지 하는바가 클 것이다.
어찌하여 조잡하고 쉽게 파손되거나 변질되기 일쑤인 성물을 제조하는가? 이러한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오늘의 실정을 슬퍼하면서 그 책임을 묻고 각성을 촉구하는 바이다.
한편 오래전부터 신심생활에 불편을 줄만큼이나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그것의 구입처가 성당 등 교회 내에 있는 것인데 그 사실을 고발하여 그때 그때 여론을 형성하고 시정을 촉구하지 않았다는데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하느님의 자녀들이기에 그저 참고 말없이 묵이했다면 극히 잘못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일반사회에서도 소비자의 권익을 위한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소비자의 고발운동이 궤도에 오르고 있는데 신심생활과 직결되는 중요하기 짝이 없는 이 문제가 신도 대중의 고발로 어떤 형태 이든간에 교회적으로 제기되지 않았다는 것은 결과에 있어서 업자들의 좋지 못한 상행위와 그 경향을 조장했다고 말한들 변명의 여지가 없을것이다. 실제로 신도의 신심생활에 불편을 주고 있다기에 말이다.
앞으로는 모든 신자들은 묵인할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그 당장에 고발하는 현명과 용기를 발휘 하여야 하겠다. 그리고 성물을 액세서리로 사용하는 따위의 행위는 어떤 면에서도 삼가야 할것이다.
성물을 판매하는 서원이나 본당에서도 업자들부터 구입할 때부터 유의해서 구입하여 정말 성물다운 성물만을 신도들에게 판매하여야 할 것이다. 서원이나 본당자체가 아무렇게나 아무 생각도 없이 구입 판매할 때 그 결과로 초래되는 신앙적 차원의 책임을 면키 어려울것이다.
이 문제에 있어 교회 당국에게 한마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오래전부터 신자들 사이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었던 문제이기에 사목적 관점에서 교회당국이 벌써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세웠어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여기에 이르기까지 방치되었다는 것은 사목관리의 소홀이라고 지적할 수밖에 없을것 같다.
사실 성물에 의한 신도들의 신심생활은 재론의 여지없이 그 중요성을 띠고 있음에 비추어 시급히 그 대응책을 마련하여야 할것이다.
성물 제조업자에 대한 감독과 아울러 그들에 대한 교육적 배려를 통하여 성물의 예술성을 재고하고 훌륭하고 좋은 성물을 생산, 판매토록 유도하여야 하겠다.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오늘의 사회에서 복음을 살며 그를 선포하는 우리들이기에 교회내에서 만이라도 돈만을 생각하여 성물의 본래뜻을 잃어가는 사태를 보고 방치해서는 안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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