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기다림의 시기 대림절이 오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미신자인 남편과 미사 참례 할 날을 기다리는 젬마 엄마, 아들이 신부가 되어 미사드리는 날을 기다리는 요셉이 엄마.
요셉이 엄마는 이런 글을 보내 주었다.『얼마 전 혼자손이어서 하던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한채 3일간의 장거리 여행을 하고 돌아오니 밀린 일들은 많고 몸은 피로로 지친 상태였읍니다. 그대로 누워 버리면 며칠이고 못 일어날것 같았지만 오늘 대강 밀린 일 일 해두어야 내일 일을 계속할수 있겠기에 있는 힘을 다해 일을 시작 했읍니다.
밀린 이불 빨래 등 힘겨운 것을 참고 하려니 머 힘들고 능률도 나지 않고 마음까지 지 쳐서 산다는 게 이렇게 고달프고 귀찮은 것이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읍니다.
이렇게 착잡한 생각에 빠졌다가 문득 마음 한 구석에 난 이 작은 피로와 일 순간의 일도 귀찮아하는데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이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셨는데ㆍㆍㆍ
정성껏 깨끗이 빨아 꿰맨 요와 이불 위에 마굿간에서 나신 예수님을 편히 눕혀 드려야지 하는 생각이 마음 밑바닥에서 일어났읍니다.
하기 싫다고 힘들게 느껴졌던 순간을 그렇게 쉽고 즐겁게 해보긴 내 생활에서 처음이 였읍니다.
그렇게 하루를 마치고 난 저녁, 두 애들 요셉이와 요한을 앉혀두고 오늘「엄마는 어렵고 힘든 일을 이렇게 쉽게 즐거운 마음으로 마칠수 있었 단다.」하고 이야기 해주었더니 웃으며 좋아했읍니다. 내 생활의 모든 것을, 그리고 자식에 대한 소망을 내 뜻대로가 아닌 하느님 원하시는대로 이루어 주시고 키워주셨으면 하고 늘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젬마 엄마는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어느 주일날 미사 참례를 할때였어요. 평소대로 제 시간에 와서 성가도 부르고 복음과 강론도 들었어요. 그런데 봉헌 예물을 하러 나가는데 제 앞에 어느 부부가 함께 봉헌하러 나가질 않아요. 그 때 순간적으로 나도 우리 아빠와 함께 주일 미사를 할수있었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그 부부가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 어요.
아빠는 아직 미신자이요. 제게 소원이 있다면 아빠와 함께 주일 미사에 함께 참례 하는거지요. 소원이 이루어지는것이 행복이라면 저의 행복은 아빠가 신자가 되는거지요. 그런데 그 봉헌 예물 하는 순간에 아빠와 함께 미사는 못하지만 아빠가 신자가 신자가 되어 함께 미사참례 할 때까지 아빠의 몫도 예수님께 봉헌해야지 하는 생각이 정말 순간적으로 났어요. 그 좋은 결심을 그 순간에 하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아빠의 몫까지 봉헌하고 있어요.』
이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나는 신앙이 무엇 이고 행복이 무엇인가를 되 돌이켜 보았다. 아빠가 신자가 되길, 아들이 신부가 되길 그냥 바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며 기다리는 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성탄을 앞둔 가정방문 길에서 젬마 아빠는 성격책을 보내 달라는 연락이 왔다는, 요셉 이는 신부가 될까 대장이 될까 고민중이라는 말을 들었다. -허긴 아직 10살도 안된 꼬마이니까.
참 답게 기다리는 마음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의 표시가 아닐까. 믿음의 사람들의 기다림은 하늘의 영광, 땅의 평화를 잇는 사닥다리가 아닐까.
■지금까지 시인이며 부천 소명여중 교사이신 구자룡씨께서 수고해주셨읍니다. 이번호 부터는 춘천교구청평본당 주임이신 김현준 신부께서 집필해 주시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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