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8일 절두산 순교자기념관 회의실에서 2백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선교사업 추진을 위한 모임이 있었다. 그 모임안을 검토하고 효율적 추진을 위하여 실무위원회를 조직 구성키로했다고 한다.
한국 교회가 민족의 복음화를 시도하려면 북한의 공산주의자와 침묵의 교회와 그 백성을 배려치 않을 수 없다. 2백주년 기념사업의 기본표어로「이 땅에 빛을」내걸고 있기에 더욱 그러한 것이다. 북한선교에 지금 손을 대기 시작한다는 것은 사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며 어떤 형태이든 간에 벌써 손을 썼어야 했던 일이다.
이미 제1차 동부아시아지역 주교회의는『중국과 북한ㆍ월맹의 침묵교회에 마음을 쓰며 우리는 그들 주교 사제 수도자 신도들과 자유스러운 교류가 단절돼 있는데 깊은 슬픔을 느끼는 바이다. 재회와 교류의 자유가 주어지는 날을 기다리면서 우리는 개인적 기도와 성체의 희생을 통해 침묵의 교회를 지원하고 있음을 표명한다』라고 선언하면서 어떤 형태이든 침묵의 교회를 도와 줄 협의체를 설치하기 위해 구체적인 연구검토를 요망한바가 있었다.
또한 1980년 10월 23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한국주교단을 접견한 자리에서『이순간 뭣보다 제 생각은 북한에 살고있는 여러분의 형제자매들,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또 그에 대한 믿음 때문에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로 향합니다. 그들이 결코 잊혀진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길 바라겠습니다』라고 북한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었다.
한국교회는 재론의 여지없이 복음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려면 남한땅 뿐만아니라 북한땅에도 관심을 쏟고 침묵의 교회에 대책을 강구하면서 북한공산주의를 철저히 연구검토하여야 하겠다.
그리하여 우리는 현재 우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어떤방법으로 선교를 할것인가? 이에대한 올바른 파악과 계획수립이 앞서야할 것이다.
첫째 우리는 남북으로 분단된현실의 비극을 성서의 메시지에 비추어서 해석하면서 미래의 희망을 적극 제시하여야 할것이다. 북한선교가 어떤 형태이든간에 남북분단을 고착시키는 요소를 내포해서는 안될것이다. 남북분단의 비극은 우리민족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큰 문제로서 꼭 성취되야만 할 통일이라는 민족사적 세계사적 과제를제기하고 있기에 말이다.
둘째, 북한 공산주의자에 대한 복음적 입장을 밝히며 그들을 복음화하는 메시아적 과제이다. 제2차「바티깐」공의회는 공산주의의 이론과 배격하는 태도는 과거와 마찬가지지만 믿는 사람이나 믿지않는 사람이나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바로 건설하는데 함께 노력해야 함을 선언하고 있다. 하여 공산주의자들은 마음을 열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검토해 보도록 친절하게 초청하는 바 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목헌장21참조)
물론 북한 공산주의자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선교의 길을 모색해 가는 일은 극히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교회는 보편적 구원의 보편적 성사일뿐 아니라 전인류의 일치의 도구인 까닭에 북한의 공산집단에도 사랑의 손이 미치고 그리스도의 구세사업으로 죄와 악으로부터 구원해야할 사명을 지니고있다. 그것은 하느님의 힘으로서의 복음선교의 과제인 것이다.
셋째, 북한 선교의 방법은 다음의 몇가지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1, 방송을 통한 선교이다. 한국의 프로테스탄트는 이에 착수한지 이미 오래되며 실제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자유롭게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갇힌 사회의 속박된 사람들을 향하여 이야기할 수 잇는 유일의 길은 방송선교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선교를 계획함에 있어 무엇보다도 교회는 공산권을 향한 방송국개설에 모든힘을 쏟아야할 것이다.
2, 제3국을 통한 북한 선교를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 교회가 북한에 접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제3국의 형제들을 통하여 북한 선교의 가능성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준비와 원조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로 나오는 북한동포들을 접촉하는 가운데 복음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물론이려니와 한편 연길교구 내에 선교거점을 확보하여야 할 것이다.
3 성경 및 교리서 보내기 운동을 통한 문서선교를 개척하여야 한다. 실제로 현재 중공지역에 꽤 많은 성경 책이 보내지고 있으며 이 운동은 많은 성과를 거두고있는 것 같다. 우리 교회도 주저할 것 없이 모든 방도를 강구하여실천에 옮겨야 할것이다.
4, 북한에 새로운 선교사를 파견하기 위한 훈련과 교육을 실시하여 미리선교사를 확보해 두는 문제이다. 물론 지금 당장 선교사를 파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나 국제정치의 역학으로 초래되는 국제정세의 변동으로 예측할 수 없는 때에 그 가능성의 시기가 올수도 있으므로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준비를 해둘 필요는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북한의 선교가 아득히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복음을 하느님의 구원의 힘으로 믿으며 살아계신 하느님께서 북녘 땅에서 구원사업을 역사하시고 있음을 절대 신뢰하는 그의 백성으로서 모든 가능성을 내다보는 것이다.
하느님의 힘인 복음은 38선을 타파할 것이며 그 타파하는 사태야말로 유일한 구원의 현실임을 우리는 확고하게 믿는다. 이땅의 모든 그리스도의 백성은 복음의 선교수립 가운데에 남과 북의 통일의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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