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여행이란 왜 하는것이냐고 묻는다. 여행이란 아마도 일상적 생활에서 졸고있는 감정을 일깨우는데 필요한 활력소일 것이다. 이런 경우 여행하는동안 몇가지 귀한 감각들을 체험하게 된다. 우리들속에 저 내면적인 노래를 충동하는 그런 감각을 말이다. 그 감각없이는 우리가 느끼는 그 어느것도 가치를 갖지 못한다」1쟝 그르니에.
M신부님. 지난 1월말 東海를 찾는 2박3일의 여행을 다녀왔읍니다. 어머님 생신기별이 왔기에 겸하여「東海」소식들을 한아름 선물로 안고 신부님을 찾아뵈옵고 싶었기 때문이었읍니다.
차가 대관령을 넘으면서 바닷바람 냄새에 마음이 조금씩 설레이었읍니다.
겨울바다는 잿빛이었읍니다. 잿빛의 겨울바다는 忍從의 세월을 산 老翁의 얼굴이었읍니다.
선교사 생활 10년을 바닷바람 쐬여「이마에 주름살이 더 많이 생긴 우리 신부님」얼굴이었읍니다.
축항머리위로 물결치며 밀려오는 파도는 고향소식이 담긴「안녕」으로 시작되던 신부님의 편지가 담긴「東海」의 목소리였읍니다. 밀려와 부딪치며내는 파도소리는「바다의 노염이 어린 저를 두렵게했고 바다를 떠나있는 현재가 슬프지만 바다를 미워할 수 없는 것은, 바다는 저의 고향이며 가난한 우리들 생활의 터전이기 때문」이라던「東海가족」의 목소리였읍니다.
부두를 산책하면서 그물을 깁는 어부들을 보았읍니다. 고기 광주리를 이고가는 아낙네를 보았읍니다. 그속에 친구 아버니도 있었읍니다. - 죽을 위험을 수없이 당하였으나 신들린 사람처럼 고기 광주리를 메고 그물을 들고 고기잡이하러 나가야 생계가 해결되는 반평생을 산. 밤새도록 애써 그물질할수 밖에 없었던 어부 베드로의 애달픈 생활을 지금도 살고있는 가난한 사람들 M신부님. 성당은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었읍니다. 읍내 전체를 내려다볼수 있는 언덕배기를 올라가는 길도 여전 했읍니다. 무던히도 그 길을 오르내리셨죠. - 늦은 밤엔 학생들을 데려다 주시느라 떠나있는 젊은이들 주소 확인하시느라, 덕분에「東海」가 발간되고「東海」41호에 실렸던 신부님 회고를 생각했읍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학교 직장 국복무관계로 객지에 나가는 것을 볼때 신앙생활이 큰 걱정이 되었다. 그 걱정끝에 생각한 것이 신앙의 맛을 배웠던 고향성당을 안 잊어버리고 떠나있지만 서로의 소식을 알며, 신앙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어야겠다고「東海」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것으로 인해 많은이들이 돌아오는 느낌을 받았었다」
M신부님. 젊은이들 사목이 쉽지 않읍니다. 이제 겨우 젊은이들 모임을 만들었고 떠나있는 이들에게 주보나 발송 하고 있읍니다. 그들과 함께 작은 월보를 만들어볼까 의논중입니다. 올 겨울의 제소식입니다.
「東海」의 한가지 슬픈 소식과 기쁜소식을 전합니다. 청년회장이었던 요셉이 연탄가스로 사망했고「東海」를 만들던 까타리나가 곧 혼인성사를 받는답니다.
M신부님. 곧 한번 찾아 뵈옵겠읍니다. 함께「東海가족」을 찾아 남쪽을 여행하면서 나눈 느낌을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一知人을 찾아나서는 여행을 한다는것, 그것은 마음속으로 가보고 싶었던 聖地를 찾아가듯 사람의 마음을 순례자이게하는 것일까. 그것도 하나의 순례자이리라. 멀리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잊어가고 잊혀가는 삶속에서 知人을 찾아 떠나려는 마음부터가 순례자의 마음이리라. 찾아나서고, 만나 이야기하고 같이 길을 걸으며 함께 바라본다는것, 그것은 온몸으로하는 생활기도이리라. 비록 당부나 염려의 말이 없었어도. 보내며 떠나며 흔들어준 서로의 손길은 밑없는 바람이리라.
M신부님. 만나 뵈옵는날 자세한「東海」소식전하여 드리겠읍니다. 그동안 건강하옵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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