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훼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파아란 풀밭…』만수향 내옴 가득한 방안에서 방금 연도를마치고 공동체 성가 124장을 부르지만 목이 메어 계속 부를 수가 없었다. 수원○동 오 세라피나 자매님은 극히 평온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하셨다. 자매님의 나이 36세지만 참으로 많은 일을 하고 가셨다.
80년 11월 어느 날 평일 미사에 참례하고 막 성당 문을 나서는데 문병 기도 가는데 같이 가자고 청하는 분이 계셨다.
알고 보니 세라피나 자매님을 위한 9일기도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본인은 아직 모르지만 위암이란 진단을 받으셨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어린 세 자매와 부군 되시는 형제님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실까. 81년 봄 본당에서 ○동으로 분당이 되면서 세라피나 자매님은 ○동 1반 장직을 맡으셨다.
○동에서는 구역장을 중심으로 반장들이 구역 공동체를 이루면서 주님 사업에 열심히 참여키로 굳은 결의를 가졌다. 특히 세라피나 자매님은 성격이 명랑하고 부지런하여 쉬는 교우 방문 문병 기도 상가 돌보기 등 자신의 몸은 생각지 않고 정말 눈물겹도록 열심히 뛰셨다
특히 신설되는 본당이라 사제관 건립 기금 모금 현장 일까지 솔선수범이셨다. 그 외도 피정ㆍ성지순례ㆍ3박4일 꾸르실료 교육까지 받은 참으로 대단한 표양을 보여 주셨다. 그처럼 주님의 종으로서 당신의、피 한 방울까지도 아끼지 않고 뛰시길 2년. 그렇게 강인함을 보이시던 자매님은 쓰러지셨다. 병원에서도 거절당하셨다. 병석에 누워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이 오로지 자신의 모든 것을 주님께 의탁 하며 기도로 일관하시다 자리에 누운 지 2개월 만에 하느님을 직접 뵈울 수 있다는 일념으로 그분의 부르심에 응하셨다.
수원에서 얼마 전 ㅅ본당으로 옮긴 필자에게도 평소 자매님을 아끼던 ㅈ회장님으로 부터 비보를 받고 달려갔지만 3일전 문병 기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참상이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자신의 죽음을 예지하고서도 아버지 계심을 굳게 믿었기에 전혀 두려움없이 기꺼이 주님 뜻에 따른 세라피나 자매님께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예수께서는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다음에는 장가드는 일도 없고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처럼 된다.」고 말씀하셨다(마르꼬12ㆍ25). 지금 자매님을 잃은 우리들의 슬픔이 큰 만큼 자매님은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 안에 더욱 가까이 계시리라…
오세라피나 자매님,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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