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해설을 하면서 신자들이 얼마나 미사에 열중해 있는지를 간간이 살펴보곤 한다. 신부님이 특이하게 만들어 내는 엄숙하고도 때로는 열정적인 분위기와 나의 미사해설 능력(?) 도 작용하여서 신자들은 하나같이 머리를 숙이고 눈을 감고 미사에 깊이 침몰해 있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신자들이 미사에 열중하고 또는 깊이 침몰해 있는 모습은 그지없이 아름답다. 정녕 하느님을 믿기에, 또는 좀 더 확실하게 믿기 위한 노력으로 또다시 주님 앞에 나아와 미사에 자신을 함몰시키며 있는 신자들은 그 모습만으로도 그지없이 존경스럽고 사랑스럽다. 하느님을 믿는다는 사실과 더불어 믿음의 행위인 그 모습들은 진정 얼마나 숭고한 것인가! …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때로는 열정적으로 기도하고 노래하며 눈물마저 짓는 신자들의 모습은 신앙이란 것이 사람을 얼마만큼 아름답게 하는가 … 를 여실하게 보여 주는 것도 같다.
요즘 우리 성당은 엄숙하기만 하던 종래의 전례에 상당한 변화를 불어넣고 있다. 지금 신부님께서 부임하신 지난해부터 서서히 시도해 온 것인데 성가(주로 공동체)를 많이 부르고 신자들의 기도를 대폭 늘이는 등 엄숙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 에서 활기차고 열정적인 분위기도 함께 하고 있다. 더러는 개신교적( ?)인 기운을 느끼게도 한다. 이점에 대해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신자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 합치된 마음으로 이 생동하는 전례에 충실하며 온전히 열심을 바치고 있다.
그 때문일까. 지난해 성탄 낮 미사 때는 우리 성당에 최초로 눈물도 있었다. 내가 개신교적 분위기를 운위한 때문에 정녕 개신교의 그 요란스러운(?) 울음을 연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그건 아니다.
매우 아름답고 침잠한 정경의 눈물이었다. 신부님께서 강론을 하시던 도중 울음을 하시는 바람에 대부분의 신자들이 따라 울음을 해서 그야말로 진솔한 눈물이었던 것이다.
신부님이 강론대에서 눈물을 흘리고 그에 따라 온 성당 안에 눈물이 쇼요(?) 한 그 광경 그 사실은 우리 성당의 골동품(?)과도 같은 내 기억에 처음인 만큼 그래서 더더욱 진한 감동으로 내 가슴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하여간 나는 그때 유난히 눈물을 훌쩍 거리시는 작은 수녀님 옆에서 내 나름대로 많은 생각들을 했었다.
그중에서도 나는 신부님의 눈물을 신부님께서 추구하시는 생동하는 전례와 밀접한 연관이 있으리라는 생각에 특히 골몰하였다.
신부님이 때로는 활기차고 열정적인 분위기로 전례를 이끄시는 것은 성령과 뜨겁게 조우하시려는 것이 아닌가?…정녕 성령의 오심과 성령의 은혜 하심을 간절히 바라심 이 아닌가?…당신이 부임하신 이후로 역시 한계가 있는 인간인 이상 세밀한 배려를 결(缺)하였음인가, 주님의 품에서 떨어져 나간 형제…마치 후유증처럼 흐트러지고 헤 벌어진 부분들…그것들을 어떻게 수습하며 안돈시킬 것인가?……그것은 어찌 보면 너무도 완고하고 완강하여 인위적인 노력으로는 수습이 거의 불가능하고 오직 성령의 은총으로써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그리하여 신부님은 열정과 사랑이 넘치고 생동하는 전례로써 신자들의 신심을 더욱 결속시키고 그 결속된 성령의 힘으로 예외 그 고초들을 해(解) 하려는 것이 아닌가 !… 그런데도 성탄 미사에 조차도 그 떨어져 나간 형제는 돌아오지 않았으니…
지난 해 성탄 낮 미사 때 신자들을 잠시 소요(?)케 했던 신부님의 눈물은 아직 마르지 않았다. 부활의 기쁨을 맞이한 오늘에도…가슴이 아프고 신부님을 돕고 싶어 오늘은 이런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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