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내가 주님의 자녀로 새롭게 탄생한 지 만3년이 되는 해-.
지난날을 회고해 보면 영세 입교하기까지의 과정이 정작 고난으로 점철되었던 까닭에 오늘 내가 걷고 있는 신앙의 길은 더욱 고귀하고 소중한 보람을 안겨 주는 것 같다.
영세전 나는 이곳 모 회사에 취직, 열심히 근무하고 있었다.
사장님께서는 여러가지로 부족한 나에게 모든 것을 자상하게 지도해 주신 이해심 많은 덕망 높은 분이셨는데 그러나 종교에 대해선 철지하리만큼 몰이해한 태도로 일관하였다.
당시 나는 본당 선배님의 권유로 성당에 다니기로 결심, 틈틈이 나가곤 했는데 사장님의 그같은 완강한 반대와, 거기다가 사모님의 사시안적 태도까지 겹쳐 참담한 심경에서 헤어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조용한 시간을 이용하여 사장님을 이해시키려 노력해 보았지만 역시 똑같은 말만 되풀이할 뿐 소용이 없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성당에 가곤 했는데 철제 대문을 굳게 잠그고 출입금지라는 표찰을 정문에 걸어 놓아 추운 겨울 밖에서 기다리다가 동료의 도움으로 간신히 들어가 하루의 피로를 풀곤 했던 날이 여러 번-. 나는 몇 번이고 그 회사를 그만두려고 마음먹었지만 그 때마다 주님은 그러한 난관을 타개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셨다.
이따금 괴롭고 슬픈 감정이 밀려올 때면 성모상 앞에서 두 손 모아 기도드렸고 그 얼마 뒤 개강된 본당 교리 반에 출석, 본격적으로 교리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의 그런 생활환경과 처지를 안지도 수녀님의 따뜻한 보살핌과 격려 그리고 박 라파엘 오빠의 신앙적인 사려로 소정의 교리 학습을 무난히 이수하여 영세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그처럼 완고하던 회사 사장님의 방해 공작도 나의 신앙적 의지엔 어쩔 수 없었던지 점차 긍정적인 자세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엄 체칠리아 단장님의 도움으로 다른 회사로 옮겨 근무하면서 레지오마리애 단원으로서 활동하며 참된 신앙인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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