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정보화 사회이다. 사회가 정보화할수록 그 사회는 다정보(多情報)사회가 될 수 밖에 없을 뿐더러 정보량이 압도적으로 커짐으로써 정보 기능만이 커지지 마련이 다.
현대는 정보가 범람하고 이에 쫓기는 생활을 영위하여 사회적 긴장과 기계적인 인간이 증가할 가능성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현대를 사는 대중인간은 단 하루도 매스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대량 생산되어 대량 전달됨으로써 홍수 같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인 간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혹은 의식하는 의식하지 않든 매스컴은 대중 인간과 더불어 존재하면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그리하여 현대 인간은 홍보 및 정보로부터 해방될 수 없는 생활환경에 처해 있다. 그만큼 정보화 사회에 있어서 매스컴이 미치는 힘은 기능적이건 역기능적이건 간에 참으로 지대한 것이다. 매스컴의 정보 제공 교육 문화 전승 오락 등의 기능적 측면이 갖는 역할은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하겠으나 한편 매스컴의 공해에 의한 역기능 현상이 일으키고 있는 심각한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한 인류의 위기는 중대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유엔은 금년을 세계 커뮤니케이션의 해로 정하고 있다. 또한 가톨릭교회는 이미 세계 홍보의 날을 제정하고 있었던바 금년의 예수승천 대축일인 5월 15일 은 제17차 세계 홍보의 날이되는 주일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미 지난 3월 25일「바티깐」에서「평화의 증진」을 금년 세계 홍보의 날의 주제로 제시한 바가 있다. 말하자면 현대의 홍보 및 정보를 평화의 증진이라는 시각에서 보자는 것이다.
오늘날 예언자 예리미아가『내 백성의 상처를 진정으로 치료해 주면서 평화다 평화다 하는구나 사실은 평화가 아닌데』라고 (6~14) 지적했듯이 인류를 그릇된 길로 이끄는 그럴싸한 정보 전달에 홍보 매체는 기여하고 있기에 말이다.
이른바 선진국들이 세계의 홍보를 위한 시설을 거의 독점하고 있고 뉴스의 제공이 APUPI AFP TASS 통신 등 극소수의 보도기관에 의하여 사실상 통제되어 후진국들의 홍보 기관은 이들이 흘리는 불균형한 정보에 의지하며 지배를 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진정으로 세계 정보 질서 및 홍보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이야 말로 평화 증진의 기초 여건 인 것이다.『무엇보다도 먼저 올바르고 정의로우며 건설적인 정보의 이용을 보장해 주는 제도적인 홍보 질서를 세워 정치적 경제적 이념적인 권력의 남용과 차별 그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는 (제17차 홍보의 날 메시지) 요한 바오로 2세의 말과 같이 새로운 세계 정보 및 홍보 질서를 세워 그 균형을 잡고 홍보 매체의 소유권 집중 을 배제하고 여러 국가가 협동하여 매체와 기술을 나누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각 나라 안에서의 사회 홍보의 질서에 심각한 문제가 없지도 않다. 사실『사회 홍보의 질서와 그 혜택의 균등한 참여로 모든 사람들의 권리를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 권력층의 강요나 시장 또는 광고의 독과점, 온갖 조작에 의해 멋대로 주어지는 일방통행의 정보는 올바른 사회 홍보의 질서를 파괴할 뿐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마침내 평화를 위협하게 된다.』 (제17차 세계 홍보의 날 메시지)
참으로 사회 홍보의 질서를 바로 잡는 일이야 말로 역시 평화 증진의 기본 여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진리이며 평화이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세계의 홍보 현상을 직시하면서 평화를 증진시키는 것이 인간 구원에의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하느님은 그리스도를 내세워 하늘과 땅의 만물을 당신과 화해시켜 주셨습니다. 곧 십자가에서 흘리신 예수의 피로써 평화를 이룩하셨기에』(골로사이1~20) 말이다.
홍보 매체에 종사하는 그리스도인은 물론이려니와 모든 그리스도의 백성은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 하더라도『어떤 권력 집단에도 예속 되지 않고』(제 17차 홍보의 날 메시지)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 더욱이 지극히 작은 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뉴우스를 취급하여 평화의 증진을 기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교회는 오늘의 출판,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비디오와 카세트 등의 현대적 홍보 매체의 테두리 안에서 복음을 정보로 제공하여 정보화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선택적 기능의 확대를 가져오게 하면서 복음에 응하는 고도 선택을 기하도록 선교적 사목적 배려를 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회는 무엇보다도 먼저 국제적 사회적 정보 질서를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재구성토록 하여야만 하겠기에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 나갈 것을 촉구 하는 바이다. 더욱이 가톨릭교회의 커뮤니케이션은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둔다.
만일에 가톨릭교회의 커뮤니케이션이 전통이나 기구를 중시하여 교회 법적인 입장을 인간의 가치보다 더 소중하게 여긴다면 하나의 비 복음적 도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가난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하느님의 종으로서의 모습을 나타내면서 구약의 예언이 자기에게서 실현된 것을 선전하는 (루까4ㆍ17~21) 예수의 정신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가톨릭교회의 커뮤니케이션이 소외된 자, 지극히 작은 자등을 존중하며 인간 가치를 진작시킬 수 있게 교회의 책임적 실천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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