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가톨릭 신학자이며 독일 튀빙겐 대학의 명예교수이자 세계종교인평화회의 공동의장인 한스 큉 신부가 최근 내한해 강연회를 가졌다. 원광대에서 열린 학술대회 참석차 한국에 온 큉 신부는 일정 중 명동 YWCA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갖기도 했다.
22일 열린 강연회는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대강당에서 열린 1시간 반 남짓 한 강연회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종교인들이 참석해 주최측이 마련한 강연 원고 복사물이 모자라 대부분 청중은 자료 없이 강연을 들어야 했다.
「세계 종교들-세계평화-세계윤리 : 21세기를 향한 현실적 비전」을 주제로 한 이 강연에서 그는 세계 평화는 종교간 평화를 전제로 하고 종교간의 평화는 허심탄회한 대화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대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공통의 윤리적 기준과 행동 규범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이른바 「세계윤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세계윤리의 바탕은 바로 종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장하는 세계 윤리가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인지는 논외로 하고서라도 오늘날 종교가 오히려 분쟁의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를 우리는 세계 여러 곳에서 보고 있다.
얼마 전 교황청 신앙교리성에서 발표한 「주님이신 예수님」은 아시아 지역 교회에서 흔히 범하기 쉬운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매우 시의적절한 문헌이다. 하지만 일부 아시아 신학자들과 타종교 지도자들은 이에 대한 거부감을 내보이며 그간의 일치운동의 성과를 무시한 문헌이라고 비난함으로써 이와 관련한 문제가 결코 쉽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가톨릭 교회의 유일성을 유지하면서도 타종교와의 대화가 효과적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결국 인류의 평화와 공존의 밑거름이 되어야 할 것이다.
큉 신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중요한 역할로 참여할 정도로 가톨릭 신학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신학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교회의 가르침과 일부 다른 주장으로 신학자 및 교수로서의 활동에서 일부 자격이 박탕된 상태이다. 한스 큉 신부의 강연을 명동성당이나 가톨릭대학교에서 들을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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