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성월! 맑고 푸른 노래가 소박하게 퍼지는 오월이면 어머니의 사랑이 날마다 무성해진다.
60년이 넘은 우리 성당에는 오래전부터 오월 저녁마다 아름다운 성모당에서 묵주기도를 바친다.
묵주 알알을 돌리노라면 양쪽의 울창한 나뭇잎들은 바람에 팔랑이며 함께 기도를 한다. 나무와 함께 바치는 기도에 사무장 아들 7살짜리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오고 지난해 다리가 아파 걷지 못하던 할머니도 기운을 차려 나오신다.
하루 일을 끝낸 형제자매들이 피곤함을 내려놓고 환하게 웃음을 나누고 별이 뜨고 달이 뜨고 바람이 불고 어둠은 예이츠의 시처럼 환상적인 빛으로 변한다.
바위 동굴 속의 성모님도 우리와 같이 묵주를 돌리신다. 내 아들을 사랑하라고, 내 아들이 간 길을 걸어가라고, 베드로처럼 그러한 사랑을 고백하라고, 그 길에 늘 손잡아 주실 거라고 하신다. 꽃다발 든 아이의 꿈꾸는 눈빛으로, 촛불 타는 아름다운 녹색의 밤에 오시는 별꽃 닮은 어머니와 같이 가는 길!
오래오래 맨발 벗은 어머니를 바라보면 세상의 아우성들이 사그라지고 묻혀 온 티끌들이 하나씩 지워진다.
저녁노을도 피는 꽃도 지는 꽃도 날마다 바라보는 산과 들이어도 어머니 빛들로 새롭고 넉넉해진다.
미풍에 향기 실어 로사리오 알알에 꽃송이 매달아 깊디깊은 열망들 엮은 우리들의 푸른 편지 읽으실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오월의 밤. 비록 우리 노래 초라하고 작아도, 오월의 잔치 베푸시는 어머니는 지치고 쓰러져 눈감고 애원하는 우리를 가만히 손잡고 출렁출렁 험한 세상 건너가게 해주신다.
촛불로, 꽃향기로, 못난 마음으로, 영광 환희 빛 고통을 합창하며 영원한 오월의 향기로 오시는 그 푸른 숲에 살고 싶다.
당신 향기 온 세상에 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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