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터전으로 가정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오늘날 우리 가정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크고 많은 도전 앞에 놓여 있다. 때로는 이 도전들은 감당하기 어려워보이기까지 한다. 이 도전들은 자유와 권리라는 겉모습으로 포장한 채 가정과 생명의 소중한 가치들을 침해하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에서는 「간편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먹는 낙태약」RU-486의 시판이 정식 승인됐다. 서구, 특히 미국의 가치와 문화가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는 심히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AD)이 이 죽음의 알약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이탈리아에서는 즉시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10월말 안에 이탈리아에서도 시판될 것이라는 보도가 난무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빠르면 한 달 안에 수입될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의 추세와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를 볼 때 이런 우려는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과연 인간 생명과 가정의 신성함이 얼마나 존중되고 있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낙태건수는 200여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어 새로 결혼하는 부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갈라서고 있다. 혼인에 동반하는 책임이나 역할을 기피하는 극도의 이기주의와 편의주의, 쾌락주의로 결혼하지 않고 사는, 이른바 「동거」가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 같은 통계적 수치뿐만 아니라 그러한 통계치를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가치관의 변화에 있다. 예컨대 동성애자가 자녀를 입양하는 법이 제정돼 있는 서구사회의 추세가 한국에는 상륙하지 않으리라고 누가 주장하겠는가.
생명공학의 발달로 이제 인간 복제는 머지 않은 장래에 출현할 것임이 분명하며 그러한 사태가 주는 윤리적인 충격과 혼란은 인류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을 소홀히 여기고 신의 영역을 넘보는 인간의 미래는 암울하다.
이제 교회는 생명과 가정 같은 존엄한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교회가 괜찮겠지, 또는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이지 라고 마음을 놓고 있을 때 이미 생명과 사랑의 가치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한국교회는 이제 보다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 가장 첫 걸음으로 우리는 죽음의 문화를 조장하는 악법으로 평가되는 모자보건법의 폐지를 이뤄야 하며 그와 함께 죽음의 알약 RU-486이 그렇지 않아도 문한한 성 풍속을 악화시키는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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