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김대건 신부가「피를 부어서 희생 제물이 된」(Ⅱ디모테오4ㆍ6) 곳 새남터에 1백 37년 만에 그의 유해가 순교자 유해 순회 기도회를 위하여 안치됐었다. 시성을 열망하는 신자들의 기도 속에 복음의 증명으로 피를 흘렸던 곳 새남터의 땅에 사제 김대건은 유해로 되돌아왔다.
한국 천주교회 창립 2백주년을 맞으려는 이 시점에 와서 복자 김대건 신부는 영광의 유해로 순교의 땅 그 새남터를 밟았다. 즉 『어린 양이 흘리신 피에 자기의 두루마기를 빨아 희게 만들었다. 그러므로 그는 하느님의 옥좌 앞에 있으며 하느님의 성전에서 밤낮으로 그분을 섬기는 분』 (요한묵시록7ㆍ14~15참조)의 영광에 바쳐진 자로서 당당히 그 순교의 땅을 밟았다는 말이다.
「뽈리까르뽀의 순교록」에 『우리는 보석보다도 큰 가치를 갖는 그의 유해를 합당한 장소에 안치했다. 그곳에 할 수 있는 한 우리는 큰 기쁨 안에 모여서 그가 순교에 의하여 주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곁에 탄생했음을 축하한다.』라고 (18ㆍ2) 기록되어 있는 바와 같이 오늘의 우리도 합당한 장소인 새남터에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안치하고 그곳에 많은 신도들이 모여 기도회를 개최했다.
실은 이는 2월 16일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을 지켜 개막된 성을 대교구의 시성 시복을 위한 순교자 유해 순회 기도회의 일환으로 거행되는 행사였다. 이 땅에 교회를 창립하여 복음의 씨를 뿌리고 피를 밑거름으로 해서 가꿔온 지 2백년이 되는 오늘날 우리들은 성인의 탄생을 염원하기에 모두가 마음을 합쳐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성에의 길을 여는 것은 인간의 희망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 신비적인 표를 통해서만 섭리가 열린다. 김대건 신부는 15세 때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24세에 사제로 사품 되었다.
10년 고생 끝에 사제가 돼 귀국한 지 불과 1년도 사목 생활을 하지 못하고 체포되어 순교하였다
그러나 하느님의 종으로서 복음의 불변적 진리에 대한 절대적인 충실함은 한국 교회의 첫 사제 답게 참으로, 철저했던 것이다.
또한 그는 감옥에서도 신도들에게 『세상은 온갖 일이 막비주명이오 막비상주벌이다. 고로 이런 군난도 역시 천주의 허락하신 바니 너희 감수 인내하여 위주하고 오직 주께 간곡히 빌어 빨리 평안함을 주시기를 기다리라. 내 죽는 것이 너희 육정과 영혼 매사에 어찌 거리낌이 없으랴. 그러나 천주 오래지 아니 하여 너희에게 내게 비겨 더 착실한 복자를 상 주실 것이니 부디 설워 말고 큰 사랑을 이루어 한 몸 같이 주를 섬기다가 사후에 한가지로 영원히 천주 대전에 만나 길이 누리기를 천만 천만 바란다. 잘 있거라.』고 마지막 편지를 보내 신도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기까지 했다. 진정 젊은 사제로서 목자답게 신도들을 사랑한 복음적 행위는 복음의 진리에 대한 절대적 충실함과 아울러 시성의 명예를 지니기에 합당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복자 김대건이 성인으로 결정되고 성인의 명보에 기록되고 거룩한 순교자의 한 사람으로서 전교회에서 그가 경건히 공경 받기를 바라며 열렬한 기도 가운데에 시성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때에 첫 성인의 탄생을 열망하면서 순교의 현대적 의미를 오늘을 사는 신도로서 생각해 봐야 하겠다.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는 로마인에의 편지 안에서 『그리스도 예수에게 일치하기 위해 죽은 것은 나에게 있어 좋은 일이다. 내가 구하고 있는 것은 나를 위하여 죽으신 그리스도이다. 내가 소망하는 것은 우리를 위해서 부합한 그리스도이다. 나의 참 탄생의 때는 다가왔다. 내가 그곳에 향해서 갈 때 나는 참 인간이 될 것이다. 내가 나의 하느님의 수난의 모방자가 됨을 용서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37) 함으로써 순교는 그리소도의 죽음과 부활에의 신비적인 참여로서 또 그리스도인에 의한 그리스도의 본질을 완전히 실현하는 것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 이냐시오의 편지에서 오늘의 우리들은 『나의 참 탄생의 때는 다가왔다』라는 표현과 『참인간이 될 것이다』라는 표현을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순교가 참 새로운 탄생, 참 인간화에의 길이라면 현대의 신앙인으로서 순교적 신앙 행위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다름이 아니라 이기적 자기를 죽이고 타자를 위한 사람으로 새로이 탄생하기 위하여 낡은 옷을 탄생하기 위하여 낡은 옷을 벗어버리고 그리스도를 입고 새로운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 (골로사이3~10 로마13~14참조) 또한 우리는 신앙의 쇄신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창조주의 모습』 (골로사이 3ㆍ10창세기1ㆍ27)을 회복하는 것이 참 인간화를 향해서 가는 것일 것이다.
진정 우리는 새남터에서의 복자 김대건 신부 유해 기도회를 통하여 회심하고 오로지 그리스도만을 구하는 가운데 이 혼탁한 타락이 시대에 나와 우리가 새로이 탄생하여 이 민족과 사회를 새롭게 쇄신하며 또 우리 가톨릭 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에로 향하여 갈 때 이 땅의 인간화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의 한국 천주교회와 민족에게 성인의 탄생이 주어질 것으로 믿는 바이다. 또한 한국의 교회가 김대건 신부의 시성을 기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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