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을 기념하는 교구 사목회의는 드디어 열리기 시작했다. 곧 대구대교구 왜관감목대리구는 지난 5월 22일 제일차 사목회의를 개최하고 수도자 의안의 해설과 협의를 가졌다. 또한 서울대교구도 지난 5월 26일 교구 사목회의를 의욕적으로 출범시켰다. 그리고 또 각 교구마다 의안별 담당자를 임명하는 등 교구 사목회의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부산교구는 이미 2년 전에 교구 공의회를 개최하여 현재 많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
1980년 2월 9일 서울대교구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가 주최한 한국 천주교 2백주년 기념행사 준비를 위한 간담회에서 시노두스의 개최를 건의키로 의견을 보아 2월 23일 서울대교구 교구청에서 열린 2백주 준비 전국 대표자 간담회에 제기하였던바 그 회의에서 시노두스 개최를 중심으로 교회의 내적 쇄신에 초점을 맞출 것을 합의했었다.
그리하여 2백주 기념 회의를 위한 간담회와 의제 선정을 거쳐 의안 준비 작업을 하여 마침내 교구 사목회의에 이르게 되었다.
이로써 전국 사목회의는 사실 상제 3단계에 들어섰으나 실은 중요한 문제점을 내포 시켰다. 다름이 아니라 각 교구마다 교구 사목회의 성격을 규정함에 있어 손쉽게 다만 그 회의를 전국 사목 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국 사목 회의를 위한 중간 회의라는 성격을 띠게 마련이지만 그러나 결코 교구 사목회의는 과정으로서의 중간 단계에 그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주어진 의안을 그 교구가 놓여 있는 제반 객관적 여건 하에서 지역 사회 안에 어떻게 교구의 태세를 적극적으로 확립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여야 한다. 각 교구의 사목적 상황과 선교적 현실에서 봐서 의안 그 자체를 백지화할 수도 있기에 말이다.
서울 대교구 교구 사목 회의 위원회의 위원장 기옥균 신부가『제시된 각 의안 시안들은 방향을 제시해 주는 하나의 길잡이 일뿐이고 본당 지구 회의는 시안과는 별도 내용으로 회의가 진행될 수 있다』라고 말했듯이 본당 및 교구적 차원에서 교수 사목 회의의 근본적 방향을 구체적인 것으로부터 포착하여 하느님의 백성인 교구민의 생활 현장에 뿌리박도록 하는데 둬야 할 것이다.
이 땅에 빛을 내건 2백주의 정신에 비추어 교구민들의 매일의 일상생활 안에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의미를 깊이 하여 그리스도교적 삶을 재형성하는 것을 근본 문제로 삼고 출발하는 교구 사목 회의의 자세와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자각이 중요하다.
한국 교회 2백주년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각종 행사 준비, 곧 문화 사업 문화 행사 특히 교황 성하의 내안에 관한 여러 문제와 신앙 대회 서성 시복 운동 기타 각 교구의 기념사업 등 허다한 일이 중첩돼 있는 환경에서 자칫하면 교구 사목 회의를 형식적으로 해치우는 따위의 경향이 없다고도 할 수 없기에 여기서 사목 회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교구 사목 회의는 교회 사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사적으로, 민족사적으로도 중대한 일이라고 할 만큼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다. 그러므로 2백주 기념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행사라는 것을 모든 신자들은 인식하여야 하겠다. 실제로 교구 사목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어 교구의 새로운 모습과 교구민의 쇄신을 기하여야만 전국 사목 회의도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우리는 교구 사목 회의를 개최하는데 있어서 예루살렘 교회 회의에 특별히 관심을 둬야 하겠다.『사도들과 원로들은 교회의 모든 신도들과 의논하여 대표를 뽑아 바오로와 바르나바와 함께 안티오키아로 보내기로 하였다.』라는(사도행전15ㆍ22)이 기록에서 볼 수 있듯이 하느님의 백성 전체가 교회 진로의 결의 및 채택에 책임을 갖고 예루살렘 교회 회의에 참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정으로 교회를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규정할진대 모두 하느님 백성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에 바탕을 두고 또 하느님 백성 전체의 책임성에 입각하고 그리고 또 각 교구마다 모두가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하느님 앞에 공동 책임을 지고 협동할 수 있게 사목회를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일반 신도들은 모든 기회에 전력투구하여 중요한 역할을 교구 사목 회의에서 해야만 하겠다. 그리하여 교구의 모습을 깊이 반성함으로써 선교3세기에 들어서는 오늘의 시점에서 제2차「바티깐」공의회가 제시한 성숙된 교회를 건설하여야 할 것이다.
진정 각 교구의 사목 회의가 복음의 빛에 비추어 교구 공동체의 지난날을 검토하고 오늘을 검증하여 장래의 더 힘찬 발전을 위한 적절한 방법과 양식을 강구하려는 굳은 각오와 용기를 갖고 성실하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사랑하는 한국 천주교회가 금번 사목 회의를 통하여 튼튼히 한국 문화의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그리스도의 생명에 충만 되어 사회적 인류적 차원에서 전진되도록 전체 교구민은 역사적 사명을 공동 책임으로 완수하여야 할 것이다.하여 2백 주년 선교 3세기를 항하여 새로운 행동을 일으키는 은혜의 때로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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