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도우소서
당신 이름으로 우리에게 자유 주소서
보소서 당신의 포도밭을
우리가 심고 가꾸어
열매 겨우 맺게 된 포도밭
애써 마련한 포도 짜는 틀
-그것은 당신의 것-
모조리 황폐해졌나이다
우리 목숨인 양 돌보면
당신이 우리에게 주신 양떼
당신의 어린 양들, 그 양 무리 속으로
주여 늑대가 뛰여들었나이다
포도주는 쏟아지고 양떼는 흩어지고
전답은 쑥대밭이 되고 산야는 헐벗었나이다
당신 유산들이 원수의 나라에서
깡그리 초토가 되고 있는것을
주여 어찌 차마 견딜수 있나이까
우리는 당신의 목동, 당신의 종
기본생존권마저 박탈되어 질질 끌려왔사오나
우리는 겸손으로 받아들이옵니다
우리게 내리신 당신의 판결을
하오나 다시금
당신의 포도밭 꽃 피워 주시고
당신의 양 무리 우리 손 안에 함께 모이도록
주여 이 비참을 바꾸어 주소서
일어나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도우소서
당신 이름으로 우리에게 자유 주소서
겔트루드 링크(修女)
이 시의 작자인 겔트루드 링크 수녀는 25년 한국에 진출한 포교 성 베네딕또회 독일 수녀의 하나로, 원산에 정착해 포교 중 49년 공산당에 의해 체포돼 54년 독일로 송환되기까지 5년 동안 한만 국경지대인 강계의「옥사독」에서 강제 노동 생활을 하면서 시를 남겼다. 이 시들은「암흑과 폭풍 속의 너 영혼아」라는 제목의 시집으로 80년 5월 간행됐으며 링크 수녀는 67년부터 82년까지 포교 성베네딕또회 총장 수녀를 역임했고 현재는 브라질에서 한국 교포 신자 사목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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