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이름을 외쳐 부르며
이름이라도 실컷 포식하듯 부르며
이들을 닷새를 열흘을
헤매는 사람들
바람이 알릴까 구름이 가리킬까
한시도 눈 못감고 귀열고 헤매는 사람들
어디 있느냐 어디에 있느냐
벽보의 물결속에
목소리도 몸도 삭아내리는 사람들
그러나 눈은 빛나는 사람들
그들을 바라 볼 뿐입니다.
「이게 누고?」
더듬고 바라보고 껴안고 통곡하는 사람들
한 서울에 살면서
한 나라에 살면서
때론 남이듯 어깨스치고 지나쳤을
33년의 무정하고 애석한 세원
그 뼈저리고 막막했던 세원
「정말이가 꿈아이가?」
서로 머리쓸고 등두드리고
으깨져라 얼싸안고
진고름이라도 잡혔을 가슴 대고
그래 오늘이다 한껏 통곡하며
푸는 恨
그들의 恨을 풀면
태산도 되고 江도 바다도 되고
두동강난 조국을 합쳐도 넘을
가늠못할 울먹이고 흐느낄 뿐인 응어리
굶주림과 외로움속에서 점점 커지기만 하던
응어리 응어리
어둡고 아린세월
외톨이로 떨어져 薄土를 비집고
살아온 험난한 생활이 쌓이고 쌓인
목메인 둑이 하늘에도 닿았을
恨입니다.
소쩍새의 울음처럼 애터지던 울음
시원스레 한번 울어보지 못하고
길게 뻗치다가 꿀꺽 삼키는 울음
토하지도 못하고 안으로 잦아지던
핏덩이
그들은 그렇게 울어왔읍니다
울어도 울어도 못다한 것을
견디며 견디며 혀깨물어 온 울음
그들은 그렇게 울어돴읍니다.
思想이 무엇입니까
전쟁이 무엇이며 南과北은 무엇이며
同族은 무엇입니까
다만 아버지를 다만 어머니를
다만 형제 자매를
간절히 찾고저 하는 그들을
가슴조이며 바라 볼 뿐입니다.
주여
긍휼이 여기소서
벽보판을 돌고 돌고 주저앉고 또
돌고 도는 그들
리어카도 떡바구니도
서류봉투도 印章도 잠시 버리고
피붙이를 찾아 굶주림도 참는 그들
그들 처절한 절규를
살펴 주옵소서
만난이에겐 만남의 축복을
만나지 못한이에겐 만남의 구원을
내리시옵소서
인간에게 인간이 가장 소중함을
알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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