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이 만병통치약」이란 말이 공무원 사회, 일반 기업체직원에 이르기까지 널리 번지고 있다. 꿈도 꾸지않았던 일들이 「올림픽을 위해」서라면 시행이 가능하다는데서 비롯된 것일게다. 한국이 왼통 올림픽이란 頂點을 향해 달리고 있는것 같다.
보신탕집을 서울의 四大門밖으로 내쫓아 뒷들복음으로 밀어넣는 일이라든가 그 뒷골목의 지저분한 곳을 정비하다든가, 간판을 정비하고 길거리 리어카商들을 몰아내고 헌집을 밀어부치는 일들을 지켜보노라면, 그 모든것이 「외국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않도록」에 발상의 바탕을 두고있다는것을 누구나 짐작할수 있다. 올림픽이란 만병통치약때문에 억울하게 생계를 잃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보일것은 보이는 것이 차라리 떳떳하다.세계 어느 나라에도 지저분한 구석없는 곳이 없고 이상한 민속음식 안먹는 나라도 없다. 오히려 그것을 자랑으로 해서 관광객을 모으고 돈을 버는 나라가 수없이 많다.「빠리」의 뒷골목은 그지저분함 때문에 낭만적이고 비둘기고기ㆍ달팽이ㆍ개구리까지 프랑스인들은 요리해 먹고 그것을 고급음식으로 격상시켜 비싸게 판다.
안방에 개의 분뇨를 고급 휴지에 말아 쓰레기와 함께 거리에 내놓는 일등은 우리로서는 차라리 구역질을 느낄 정도다. 달팽이 요리라 해서 무슨 특별한 맛인가 했더니 치즈 녹인것, 아스파라가스 갈아넣은것, 후춧가루등을 양념으로 해서 껍질속에 넣어 끓인것에 지나지 않았다. 맛은 쥐뿔도 없었다.
「달팽이요리」라는 名分에 자족하는수밖에 없었다. 언제인가는 그곳에서 자취하면서 개구리 뒷다리 30개들이 한상자를 산 일이 있다. 어떻게 요리해 먹는지 설명하던 튀김을 흉내내기로 했다. 밀가루를 사고 오렌지 기름을 사서 튀겨먹었는데 5마리분 뒷다리만 먹고 말았다. 뼈 발리는일도 귀찮았지만 도무지 무슨 맛인지 알수가 없었고 속이 매슥거렸기 때문이다.
올림픽과 관계없는 생활 자연 그대로의 한국을 보이는것도 손해 볼것하나 없을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문화민족임을 자랑하자지만 문화가 하루 이틀에 되는것도 아니고 전통문화의 복원이라지만 불국사의 경우처럼 서둘러서 改惠이 안되도록 해야겠다. 너무들 서두르고 있는것 같다.
88년까지 몰아치는 88년이후엔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최근 르 몽드紙엔 루브르 박물관양쪽 날개 사이 지하봉사를 해서 확장한다는 계획이 발표돼 있었다. 완공까지 20년을 잡고 있다.20년도 짧다는 주장도 있다는데 우리의 건설회사가 이 소리를 들으면 뭐라고 할까.
아무리 「꿈의 올림픽」이고 세계의 향연이라지만, 그 잔치를 위해 억울함을 당하고 생계의 터전을 잃는 서민이 있다면 현실적으로 불행한 노릇이다.제삿날 위해 사흘굶어 제삿날도 못보게 되는 불상사가 있어선 안된다는 말이다.
모든 일이 우리를 위해서 우리나라를 위해서 우리의 국민을 위해서 계획되고 추진돼야 이른바「선진조국 창조」가 되는 것이고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로서의 긍지가 드높아 질것이라 생각한다. 올림픽은 1회적이지만 국가의 국민은, 그리고 그 문화는 영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호까지 부산교구 구봉본당주임이신 김윤근 신부님께서 수고해주셨읍니다. 이번호부터는 조선일보 문화부장대우로 계시는 이유경씨께서 집필해주시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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