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된 바에 의하면 어찌된 셈인지 『아직도 신도들은 2백주년이 무엇인지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어떻게 참여하여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7월 24일자 본보) 하니 이 보도가 사실일진대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말해서 2백주년에 대한 신도대중들의 인식도는 형편이 없다는 것이다.
주교회의의 결정에 따라서 이미 2년6개월 전에 2백주년 기념행사의 준비는 착수됐었다. 그동안 조직적으로 제반준비를 착착 추진해왔고 그 2백주년의 해도 불과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기실 본란은 주교위원회가 제반문제에 앞서서 기도운동을 전개토록 조치를 강구할 것을 촉구했었다. 또한 거듭 기념행사를 영성적으로 진작시키는 동시에 기도운동이 영성운동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그리고 역시 2백주년 준비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홍보활동과 아울러 정신운동을 제대로 촉진하여 신도들의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밑으로부터의 2백주년 기념행사가 되도록 해야 하므로 폭넓은 계몽 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한 바가 있었다.
일반신도 대중의 이렇게 이해가 잘 안된 오늘의 현실을 놓고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먼저 우리는 사전준비와, 홍보 및 교육이 얼마만큼 성과 있게 효율적으로 실행됐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물론 홍보의 분야에서 다각도로 적극적인 활동을 그 나름대로 전개해온 사실을 전제로 하더라도 신도들의 참여를 유도하기위하여 실제로 얼마나 다루어 졌는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2백주년에 관한 홍보는 각 분야별로 개별적으로 이루어져 2백주년과 관계된 모든 내용 곧 정신운동ㆍ사목회의ㆍ 기념행사ㆍ기념사업 등이 각 분야대로 하나의 흐름 속에 전혀 정립되지 못하고 그야말로 산만하게 맥을 잃어버린 상태에 빠져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러한 난맥 상태를 내버려둔 채 전체적 계획성 없이 홍보물이 산발적으로 쏟아져 나온들 홍보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한다.
2백주년 기념 주교위원회의 규정에 의하여 직속기구로(제8조) 제반실무를 관장하고 각 위원회간의 실무적인 연락업무를 담당(제13조)하고 있는 사무처 산하에 홍보조절위원회가 설치돼 있는데 왜 그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홍보사업과 활동의 전체적 일관성을 위해 몇 번이나 회의를 열고 그 조절을 수행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중앙위원회 내에 홍보전담기구가 없고 단지 사무처에 주교위원회 및 사무처의 활동과 그 방향 등의 홍보 그리고 사무처의 보도자료 준비의 업무를 수행하는(사무처운영세칙 제8조) 홍보담당차 장만이 있는 이상 이미 설치된 홍보조절위원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했다.
그리하여 각 위원회의 홍보담당자들의 유기적 연결과 홍보활동의 일관성을 성취해야 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시급히 그 홍보 조절위원회의 기능이 적극적으로 효과적으로 발휘되도록 사무처 당국은 깊이 배려하여야만 하겠다.
그뿐 아니라 각 교구의 홍보 및 교육 담당자의 연석회의를 소집하여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한국교회 전체가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흐름 안에서 2백주년에 관한 홍보 및 교육 사업을 수행하면 어떤가 한다.
기실 기존 홍보 및 교육 자료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고 더욱이 일부 교구에서는 본당에까지 그 자료를 배부하지도 않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실제 상황이 이럴수록 각 교구 담당자의 연석회의를 열어서 서로 기탄없는 의견을 논의하여 성교회를 위하여, 교구를 위하여, 민족을 위하여 일치 안에서 2백주년의 기념행사가 추진돼야 하겠다.
2백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사업 중에서 일반신도들의 인식도가 가장 낮은 분야가 사목회의가 아닌가 한다. 시성시복운동ㆍ교황성하의 내한 등에 대한 그 참의미야 어떻든 간에 사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나 사목회의가 무엇인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신도가 많은 것 같다.
그럴진대 그 사목회의에 신도가 어떻게 참여하여야 하는지 알리가 없는 것이다.
신도들의 2백주년, 특히 사목회의에 대한 이해도가 이렇게 낮은 근본적인 까닭은 홍보가 잘 안돼서가 아니라 교육의 부족 혹은 교육이 전무한 때문인 것이다. 본당에서 사목회의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돼있지 않다는 말이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본당주임사제의 「한 말씀」은 거의 절대적이기 때문에 본당신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신도교육문제는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령 많은 홍보 및 교육 자료가 본당에 전달된다 하더라도 본당 사목자의 자세 이하에 따라서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2백주년에 관한 교육 특히 사목회의에 관한 교육은 일차적으로 본당 사목자의 협조가 우선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본당사목자에게 교육자료 특히 강론자료를 수시로 제공하여 그들이 손쉽게 일반신도대중을 교육할 수 있는 바탕을 형성해 줘야 할 것이다.
각 위원회마다 교육 자료를 제작하여 각 교구 및 본당에 제공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중앙위원회 산하 기획위원회는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교육기획을 수립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신도대중의 교육이 지속적으로 실행되도록 하여야 할 것으로 믿는 바이다.
만일에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정신운동위원회에서 신도대중의 교육에 관해서 대책을 세우고 시급히 본당 차원에서 제대로 이행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2백주년은 나 개인에게 어떤 관계가 있는가? 또 나 개인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나 개인은 그 2백주년에 어떻게 참여해야하는가? 이런 점에 대해서 신도들의 몸에 와 닿는 구체적인 느낌이 있게끔 해야 이해도 생기고 인식도 깊어질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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