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아프리카 대륙이 불타고 있다고 남아메리카가, 또는 어디메의 땅이 갈라지고 있다고 신문들이 보도를 하자, 이 나라와 저 나라에서 이웃 나라와 이웃 대륙을 위한 기도가 시작되고 있었어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미사와 찬미기도를 통하여서도…
어린이들은 어린이들대로 줄넘기를 하면서도 그네를 타면서도 다음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저네들이 비가되어 부르는 단비의 노래를 말이지요.
언니야 오빠야, 손잡고 가자/우리를 기다리는 산천초목들/너무 너무 기다리는 산과 나무들/짙푸른 웃음 짓고 반기어 주리
언니야,오빠야, 기꺼이 가자/잠깐만 우리들 헤어지지만/어느곳 개울에서 다시 만날 걸/저 넓은 바다에서 다시 만나자
붕어와 잉어떼들 춤을 추는곳/그들을 얼싸안고 기뻐해 주자/소라와 진주조개 쓰다듬어 주면서/하늘나라 은하수 강물얘기해 주자
햇님이 우리들을 다시 불러서/흰 구름이 되어서 오르는 그날/그때는 바다 궁전 얘기를 하면/이 푸른 하늘에서 더욱 즐기렴
하느님께서는 그 축복을 먼저 이 나라에 내리시기 시작하셨어요. 때를 맞추어 알맞게 비를 주셨으니까요.
산골짝 개울에서 물이 졸졸 흘러 내리고 있었어요.
잘 익은 산딸기의 뺨을 퉁겨 주고 온 물방울이 있었는가 하면 산나리꽃의 꽃망울과 뽀뽀를 하고 온 물방울이 있었어요.
어떤 물방울들은 향나무와 산수유, 뻐꾹채와 산초 등의 약초 잎사귀와 뿌리를 얼싸 안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참새들이 부르는 다음 노래를 들으면서…
산나라 숲마을 냇물 속에는/가재식구 오손도손 모여 살지요/낚싯군의 바늘에 매달려 떠난/붕어 잉어 생각하며 눈물 흘려요.
산나라 숲마을 바윗돌들은/냇물 속 식구한테 말을 하지요/아래로 가지마라. 폭포 있으니/거기가면 그만이야. 돌아오지 못해요
물방울들은 가재와 붕어랑 잉어 등의 등어리를 톡톡 두들겨 주면서 제 갈길로 달려가고 있었어요.
자기도 모르게 다음 노래들을 부르면서 말이지요.
바다와 하늘빛이 하나입니다/폭포와 구름빛깔 하나입니다/비롯된 그날부터 언제까지나 이 땅 위의 합창으로 이어 가리라
몇 만 년을 이어 온 우리들 폭포/우리들은 알지요. 이 누리의 신비/웅대한 그 동산을 거쳐 왔으니/하늘 땅을 만든 분을 알고 있어요.
그분은 우리에게 말씀하셨네./높은 뫼, 낮은 산 내려 가면서/온갖 약초 뿌리의 양분을 훑어서/바다 속 물고기를 찾아 가자고
하느님이 사랑으로 지으신 강산에서/이 나라 사람님들 힘을 북돋우어/아름다운 낙원나라 이룩하여서/그 은혜 길이 길이 찬미하라고
이윽고 바다에 왔어요.
물밑 15m, 20m 가까이 왔을 때였어요. 세 줄로 서서 다음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는 수천 수만의 자라떼들을 초록빛 바닷풀넝쿨 속에서 만난 것은 말이지요.
이 누리에 가득한 하느님 영광/바다밑 머나먼 이곳에까지/슬기로운 그 숨결 부어 주셨네/온갖 모양 빛깔을 생각하시어/물고기의 좋은 집 마련해 주셨네
연두빛 날개달린 에델바이스?/석류빛 꽃보석 이 산호가지들/물 속의 별들 수궁의 꽃등불/드높으시도다 아름답도다 그분의 슬기
그러자 물방울들의 가슴은 마구 뛰기 시작하였어요.
역시 그분의 위대한 창조인 햇님이 그리워졌어요.
다시금 흰 구름이 어서 되고 싶었어요.
달과 별을 향해 그들이 알지 못하는 이 바다 밑 궁전에까지 잇닿은 하느님의 크나큰 신비를 얘기하고 싶어 어느새 가슴이 터지고 있었으니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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