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위 복자의 시성이 현실적으로 한걸음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성에 관한 기적심사 관면의 윤허가 내린 후 한국 주교회의는 그 시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협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치 103위 복자의 시성이 앞으로 요식절차만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7월 13일자로 우리 주교회의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103위복자의 시성에 관하여 첫째 시성식을 사목적 목적으로 내한할 그때에 거행해줄 것 둘째 시성에 따른 제목을「복자 김대건 안드레아와 102위 동료 한국 순교자들」로 명명해줄 것 등을 탄원하고 서류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것은 이 땅에 존재하는 한국의 교회와 함께 교회구성원인 그리스도의 백성들이 당연히 교황성하께 요청해야 할 일인 것이다. 주교회의가 탄원서를 잰 것은 참으로 시기 적절한일이 아닐 수 없다.
첫째의 시성식 거행 장소의 무제에 대해서 혹자는 성인은 전교회에서 공경되어야 하고 또 지금까지「로마」이외에서도 시성식을 거행했던 일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거행했던 일이 없다는 이유를 내 세우며 우리의 103위 복자의 시성식도 로마「바티칸」을 주장하는 것 같다.
물론 성인이 어는 지역에 한정된 그 부분에서만 공경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우리 103위 복자도 성인으로서 마땅히 세계교회의 공경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시성식을 한국에서 거행한다고 해서 지역적 성격을 지니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현대는 발달된 과학기수로 말미암아 매스 미디아의기능이 전세계 어느 기역에서도 동시성과 동일성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는 시대이므로 결코 그 장소에 따라서 세계교회적 의미가 감소되는 따위의 일은 있을 수 없다. 오늘의 정보화시대 및 정보화 사회에 있어서는 어떤 정보이든 순식간에 지구 전체에 퍼져 즉각 제공되므로 103위복자의 시성은 눈에 보듯이 구체적 시각적으로 온 땅의 하느님의 백성들은 뉴스로써 접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로마」에서 거행한다면 구라파의 교회에 생동하는 교회, 선교에 불붙은 교회로서의 한국교회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주장은 별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봐서 지금까지「로마」이외의 장소에서 거행한 일이 없는 사실이 현대에 와서는 별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왜냐하면 현대 가톨릭교회는 제2차「바티칸」고의회의 정신에 따라 그 독단성에 대해서 대단한 존경이 주어지고 있다. 기실 교회헌장은 주교단이라는 생각을 도입함으로 말미암아 편협한 중장집권주의를 타파하여 하느님 백성의 상위성과 보편성을 지방교회의 다양성 안에서 보며 평가하고 있다.
전 인류를 위하여 일치의 성사로 정해진 그리스도 교회의 신비는 지방교회의 각각 그 안에도 본질적으로 완전히 실현되고 있다. 모든 지방교회는 완전한 의미에서 그리스도의 교회인 것이다. 따라서 이 땅에 존재하는 한국의 교회는 지방교회로서 완전한 그리스도의 교회인 것이다.
그러므로 21세기를 향하고 있은 현대 가톨릭교회에 있어서 지난날의 모든 것은 로마에로라는 생각을 벗어나 로마와의 일치 가운데「통일을 손상치 않는 한 합법적 다양성은 보호되고 있다」(교회헌장13)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103위 복자의 시성식이 로마 이외의 한국에서 거행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사목적 의도를 내한하는 차제에 그 시성식을 이 땅에서 거행한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둘째의 김대건 신부를 대표자로 제목 변경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물론 이 땅에서 순교한 외국선교사에 대한 공경과 감사의 뜻에서는 조금도 변함이 없으나 한국에서 탄생하는 성인이야말로 한국인을 대표자로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외국 선교사가 한국교회의 주교라 하더라도 그렇다는 말이다.
제목을 변경함에 있어 두 가지 점에 대해서 지적해 두고자 한다. 첫째대표자 명의를 반드시 김대건 안드레아로 해야 하겠다.시복식에서는 김 안드레아라고 영세명으로 돼 있으나 실은 한국 사회에서 김 안드레아라고 칭할 때 일반 국민들은 그리 친근감을 느끼지 못한다. 한국인의 이름 김대건이라고 일컬을 때 이민족에서는 누구에게나 듣기에 좋을 뿐 아니라 더욱더 친근감을 가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복자 김 안드레아를 꼭 김대건 안드레아로 변경해야 하겠다.
둘째 물론 시복식은 79위와 24위로 두 번에 걸쳐서 있었으나 그렇다고 별개의 시복식에 의한 것이라고 법적으로 복자 103위를 구분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므로 시성에 따른 제목을「복자 김대건 안드레아와 102위 동료 한국순교자」들로 변경하는 것은 마땅한 것이다.
어쨌든 한국주교회의가 103위복자의 시성에 관해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 요청한 그 탄원서는 우리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의 백성이 바라고 있는 사항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바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성령께서 역사하심을 신뢰하고 모두가 열심히 기도를 끊임없이 하는 가운데 그 탄원서의 실현을 위하여 더욱더 신앙을 쇄신하며 영성적 심화를 기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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