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맴맴맴 매미 소리가 즐거웁게 퍼질 때 손꼽아서 기다리던 성경학교가 열렸다. 정말이지 이 노래가사 만큼이나 시원하고 알찬 보람된 나날이었다. 신학원이 방학하기 전부터 포섭 공작을 펴 오신 용호성당 젤마나 교감 선생님께 우리 세 명은 파출부 선생님으로 운명(?)을 같이 하기로 결심했다. 아니 눈물겹도록 주일 학교를 위해서 헌신 하시는 그분의 모습을 보고 차마 핑계를 댈 수 없었다는 게 더 솔직한 표현이리라. 14~15日의 분도 수녀원에서의 연수를 필두로 중ㆍ고등부가 21~23日까지 초등부가 26~29日까지「하느님 나라」라는 대주제하에 열렸었다. 중등부의 교리는 하느님 나라의 비유와 탈란트의 비유에 중점을 두었고 슬라이드ㆍ포룸ㆍ공동작업 교리퀴즈게임 등… 야외 수업으로 실시예정이던 둘째 날이 우천 관계상 성당에서 계속 됐지만 침묵의 순례시엔(산상수훈 묵상) 그렇게도 시끄럽던 성당이 두 시간 동안이나 계속되는 침묵에 신부님도 깜짝 놀라셨다. 성전에서 교리실에서 혹은 마당에서 묵상에 잠겨있는 그들의 모습이 그렇게도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처음이라서 그런지 지도하는데 미비한 점도 많았고 또 아이들을 별로 상대해 보지 않은 나로서는 생각보다 여간 곤역을 치루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학사님과 함께였지만 때론 너무나 어른스럽고 그러나 또 어떨 땐 어린아이 같던 중등부 2학년생들…저절로 선생님들이 존경스럽고 감탄이 나왔다.
그러나 쩔쩔매는 못난이 선생님이 하느님으로부터 자신의 소중한 탈란트를 어떻게 쓰겠느냐는 질문에는 너무나 예상외의 반응이었다. 한 알의 밀알처럼 자신을 온전히 다 내어놓겠다던、장차 훌륭한 3명의 예비신부님과 1명의 예비수녀님(?)이 탄생할 때、3일간의 피정은 너무 짧다고 적어도 5일은 됐으면 좋겠다던 얘기엔 가슴 뿌듯함과 지금까지의 피로가 확 가시는 것 같았다. 알아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으라고 하시던 당신의 말씀처럼 주님께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비록 교리퀴즈게임에서 꼴찌를 면하지 못했지만 전체소감 발표에서 김대건 신부님의 순교 장면을 열연하던 똘똘 뭉친 그들에게 누가 1등의 영광을 주지 않고 배길 수 있었겠는가? 너무나도 기가 막힌 연기에 역시 하느님은 공평하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모든 뒷면엔 정말이지 선생님들의 수고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모든 계획과 준비를 위해서 거의 성당에서 살다시피 한 것은 물론이고 직장에서의 피곤도 무릅쓰고 성당으로 퇴근해서 율동연습과 준비로 온 열성을 다하는 그들을 보면서 내 자신을 한번 반성해봤다.
그 멋진 여름휴가를 성경학교를 위해서 희생하고 휴가를 못해 주겠다던 회사에 사표를 내더라도 성경학교는 해야겠다던 어떤 선생님의 말에 그게 그렇게도 중요한 거냐면서 KO패 당하셨다던 사장님. 방학도 아닌데 결석까지 하면서 연수회에 참석했다던 선생님들. 두드리라 열릴 것이라던 그 오묘한 말씀을 또 한 번 여기서 실감했다. 누구보다도 건강이 좋지않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그것도 주부로서 신학원까지 다니는 그 열성. 지난 5月 스승의 날엔 7년 근속상을 받았다든가, 묵상 시간에도 온통 주일학교의 일만 떠오른다던, 그러기에 어디를 가든지 주일학교만 고집한다던 교감선생님을 비롯하여 옆에만 계셔도 저절로 힘이 생기고 든든하신 우리 수녀님과 신부님. 예쁘디예쁜 우리 여러 선생님들의 기도와 피와 땀이 4백 명이 넘는 개구쟁이들을 잘 보살필 수 있으리라. 현기증이 날 정도인 1백여 명의 코흘리개 유치부아이들을 두 선생님이 작품까지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도할 땐 그저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국민학교 선생님은 만능 탈렌트가 되어야 된다더니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가 다 나왔는지 나는 죽었다(?)깨어나도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무엇이 저 선생님들을 저렇게 열심하게 만들었을까. 과연 누가 시켜서 한다면 그럴 수가 있을까?
지난번 교리전례분과위원회의 청문회에서도 지나친 표현인지 모르지만 어린이 미사에 관해선 별 거론도 되지 않은 것 같았고 일선 교리교사의 수기로 신문에 연재되는 정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도 별로 가슴에 와 닿지 않았는데 직접 피부로 느끼고 보니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름성경학교가 채 끝나기도 전에 작품전시회관계로 비지땀을 쏟던 젊은이들… 성경학교 기간 동안 학습했던 작품들이 전시됨은 전국에서도 우리본당밖에 없을 것이라고 긍지가 대단하시던 사목회장님의 말씀처럼 이렇게 열심한 분들이 있는 한 미래의 주인공이 될 주일학교의 전망은 밝기만하다. 영특한 그들의 눈망울 속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할 때 보람을 느낄 수 있으리라. 항상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시는 모든 선생님들과 함께하시길 빌며 교감선생님의 건강 역시 빠른 회복을 기구해본다. 끝으로 이 모든 것을 알게 해주신 당신께 감사드리며 화이팅 용호성당 주일학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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