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이 쓴 소설 「1984년」을 읽어보신 분들은 다가오는 1984년에 대해선 유다른 감회를 갖고 자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1984년」의 실제무대가 불과 1백여일을 남기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이 소설은 1984년을 양식있는 인류의 최후의 해로 잡고 있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무지가 힘」이란 슬로건 아래 이른바 「위대한 동무(Big Brother)라는 최고 통치자에 의해, 세계는 극단적인 전체주의로 변해 있다는 것이 오웰이 그려본 1984년의 모습이다.
최근 UPI통신은 소설「1984년」의 「위대한 동무」는 바로 컴퓨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컴퓨터야말로 인간의 두뇌까지도 석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 제러미 립킨은 빅브라더가 유전공학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는데 유전공학이야말로 체제유지에 필요한 수동적 인간형을 창조하는데 이용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란것.
소설「1984년」에는 종교란 것도 없다. 진실이 없기 때문이다. 허위가 곧 진실이며 모든 통계숫자는 허위의 山積일 뿐이므로 믿을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기자신마저, 심지어 생각까지도 감시당하는 속에 믿음이 있을 수 없다. 믿음은 단지 빅브라더의 명령과 복종일 따름이다.
「우매한 백성」이라는 우리의 옛말이 있다. 전체주의 사회에서 백성은 그저 우매하게 복종만 할 따름이고 帝王은 빅 브라더와 유사할지 모른다. 다만 權力엘리트들이 제왕의 독주를 견제하던 것은 많은 史的 예에서 추출해 낼 수 있다. 근대사회, 적어도 20세기에 들어와서는 그런 예를 찾는것은 매우 드물고 또 드물어야 마땅하다. 이유는 「우매한 백성이 존재하지 않고, 모든 국민은 자기의 권리와 의무를, 즉 인권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자신들이 진정으로 복종할 수 있는 대상을 각자 나름대로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대제국 「오세아니아」는 이런 의미에서 전체주의 국가의 극단적인 例의 想定이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우리 주변에 적어도 1984년에 UPI가 주장한 「컴퓨터=빅브라더」란 가정은 성급한 것인지 모른다. 컴퓨터가 보편화돼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84년에 「빅 브라더」와 같은 역할을 하는것은 TV라고 주장하고 싶다. 「바보箱子」TV야 말로 지금 사람들을 바보들로 만들어 나중엔 우리로 하여금 TV의 노예로 전락시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렇다.
프로야구만 해도 그렇고 최근에 극성을 떠는 수퍼 리그인가 하는 축구도 그런데, 그것은 처음엔 그냥 건성으로 보다 승률, 타점순, 타격왕, 도루왕…이런 숫자놀음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리고 경기의 質과 관계없이 마냥 승패에만 몰두하게된다. 경기중계를 않으면 심지어 「살맛이 없다」는 사람까지 나오는 것이다. TV中毒이 됐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이랴. 씨알도 먹지 않는 대사, 뜻도 아무것도 없는 가정생활의 묘사 등등의 연속극. 그런 大案造作의 와중에서 사람들은 점점 속이 비어가는 것이다. 외모만 생각하고 내면은 비어가는 이상한 사회. 각박한 이기주의만 살아남고 형이상학은 미치광이로 취급되는 전쟁터 같은 사회… 소설「1984년」의 예상은 전혀 어긋났다고 단정하는 것은 어쩌면 잘못된 생각일까? 곰곰이 생각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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