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月 24日 새색시보다도 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성세성사를 받고 그동안 우리를 구원하기위해 십자가상에 목숨 바치신 주님을 향한 뜨거운 마음과 주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을 가끔 망각하는 교차 속에서 오늘 나는 순교선열들의 행적과 순교정신을 본받으며 우리나라 처음으로 복음의 씨앗을 움트게 하였던 성지를 참배하기위해 새벽 3시 반부터 잠을 깨었다.
전날 50년 만에 맞는 뜻 깊은 성년의 해에 신앙의 뿌리를 찾는 성지에서 구원의 기도를 드릴 수 있는 특별히 선택된 날이지만 처음으로 단체여행을 한다는 것에 어린이 소풍가듯 조금은 들떠 있었다.
무려 14시간이나 버스를 타야하는 긴 여정, 출발하면서 아침기도로 시작하여 빈틈없는 순례일정표대로 기도와 성가를 부르며 시련과 박해 속에서도 강학회를 만드시어 한국 천주교 교리연구의 모범이 되셨던 최초의 천주교 발상지인 천진암을 공부하고 묵상하며 성지순례를 시작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포장이 덜 된 좁고 깊은 산중, 앵자봉을 바라보며 돌층계를 올라보니 이벽 이승훈 권일신 권철신 정약종 선조의 묘가 대형 십자가 밑에 나란히 있었다. 떨리는 가슴으로 먼저 가신 순교자이신 선조들의 명복을 빌며 어제 저녁 아이들과 함께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 드릴 것을 미리 깨알 같은 글씨로 곱게 적은 기도문을 무릎 꿇고 간절히 기도한 후 아무도 모르게 돌 밑에 놓고 내려왔다.
주님, 저는 오늘 주님의 능력을 처음으로 알았나이다. 출발하면서 내린 비가 성지엔 맑게 개어 무사히 참배할 수 있었고 돌아오는 길의 집중호우에 걱정스러웠지만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다녀올 수 있었으며 단 3시간의 여행에도 몸을 지탱할 수 없어 이틀 전까지만 해도 나는『가면 큰 병이 날 것 같아 못가요』하던 내가 주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에 가슴 터질듯한 사랑의 마음으로 집에 오니 아빠와 아이들이 정말 믿음은 좋은 거라고 공감을 가져주시니 더욱 기뻤다.
주님 저에게도 항상 구원의 은총이 샘솟고, 가난한 이웃을 위하여 제 몸을 희생할 수 있는 넘치는 믿음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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