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특징으로는 개방성과 국제성이 지적되고있다. 이는 현대사회가 지역간의 빈번한 이동에 직면해 있음을 뜻한다. 더욱이 교통기관의 발달로 인하여 누구나 손쉽게 여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여행자의 숫자는 다른 시대에 비하여 폭발적으로 증가해 갔다. 현대인의 경우 국내여행이나 해외여행의 기회가 자주 주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직업상의 목적으로 또는 각종 회의를 비롯한 체육ㆍ문화행사에의 참여를 위해서 잦은 여행을 하게 된다. 또한 이들은 휴식과 여가의 선용을 위해 여행을 하고자한다. 이러한 여러형태의 여행은 새로운 가치의 계발과 문화의 창조를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평가되기에 이르렀다. 더욱이 휴식과 여가의 선용을 위한 여행 내지는 관광에 대해서도 교회는 깊은 관심을 가져왔고 이를 노동의 억압에서 벗어나 정당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로까지 강조한 바가 있다.
여행에 대한 교회의 이러한 입장과 평가로 인해 교회는 전통적으로 여행자를 보호하고 그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주어왔다. 서양의 중세기에 있어서 수도원이 가지고 있었던 사회적 기능중에 하나가 여행자의 보호였다는 점은 현대의 교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해주고있다. 교회는 여행자에 대한 봉사를 통하여 신도들에게 자신의 여행을 성화하도록 배려하였던 것이다.
현대의 교회에 있어서도 이러한 전통은 계승되었다. 그리고 여행의 증가로 여행자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더욱 강화되기에 이르렀다. 제2차「바티칸」공의회에서도 여행하는 신도들에게 언제든지 자신은 그리스도의 사도로써 여행한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참된 사도로써 행동해야 함을 강조하고있다. 또한 교구의 주교들에게 주교들은 일시적으로 타지방에 와있는 신도들의 영신생활을 도와주기 위하여 적당한 사목방법을 강구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밝혀주었다.
그리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여행자 사목 내지는 관광사목에 특별한 관심을 표명하며, 지역교회가 여행자와 관광객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해서는 아니됨을 거듭 강조한바가 있다. 한편 현대 사회에서 여행 및 관광이 지니고 있는 중요성을 올바로 파악한 교황청에서는「이민 및 관광위원회」를 특별기구로 설치하여 여행자 사목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게 하였다. 이 위원회에서는 지난 1982년 여행자 사목의 강화를 촉구하는 교령을 반포했던바 있다.
여행 및 관광에 대한 세계 교회의 이러한 관심과, 이 문제에 대처하는 한국교회의 자세를 비교해 볼 때 상당한 거리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현재 한국사회에 있어서도 여가선용의 강조와 함께 국내 여행이 증가돼가고 있다. 또한 각종 국제회의를 비롯한 체육 문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1983년도 4/4분기의 경우만 하더라도 모두 15건의 국제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제회의가 열리는 빈도는 더욱 증가될 추세 이다. 또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광진흥정책과 관련하여 해마다 많은 외국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한국교회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기초로 하여 여행자 사목ㆍ관광사목에 새로운 자세를 갖추어 나갈 필요가 있다. 현대 한국교회에서 수행할 여행자 사목의 첫번째 대상은 국내를 여행하는 일반 신도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타교구의 지역을 여행하는 신도들이 여행지에서도 교회를 쉽게 찾을수 있고, 모든 종류의 여행과 관광을 자기 성화의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교회는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한다.
또한 신도들의 여가선용과 신심향상을 위해 우리교회의 사적지를 널리 알리고, 적당한 시설을 갖추어 나가는 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
한편 교회는 국내를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여행자를 위해서도 응분의 사목적 책임을 다해야한다. 그리고 교회는 한국관광이 가지고 있는 불건전성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비판하기에 앞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관광에 건전성을 부여하기 위한 능동적 노력을 전개할 필요가있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교황청의「이민 및 관광위원회」와 유기적 협조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여행자 사목을 전담하는 성직자의 임명과 기구의 조직 문제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할것이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여행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도덕적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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