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이 찾아왔다. 지금 우리는 매우 장엄한 대림시기를 맞는다. 교회는 언제나 성대하게 이 대림시기를 경축하여왔다. 대림절의 전례 기념은 우선 과거와 연결하고 또 하느님 안에 숨어져 있는 구원의 到來를 기다리며 소망하던 구약의 시대를 상기한다. 다음에 현재, 즉 지금 이 세상에 나타나 있으나 아직 그리스도 안에 숨어져있는 구원과 연결하고 더욱이 미래 즉 세말에 연결함으로써 전례는 그리스도의 재림에의 기대와 이 세상에 오신 것을 기념 경축한다.
교회는 구원의 역사의 이 세가지 즉 과거 현재 미래의 신비적인 시기의 재체험과 기념을 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 왜냐하면『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또 영원히 변하지 않은 분이며』(히브리 13~8) 또 현재도 미래도 그리스도를 믿고 있는 자를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나타날 하느님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대림절 사이에 다시 대림절의 신앙이란 어떤 것인지 깊이 이해하고『무릇 기다리며 찾는 사람들에게는 야훼께서도 사랑을 베푸신다』(애가 3ㆍ25)는 구약의 말씀에 합당하게 준비하여야 하겠다.
올해의 대림절은 한국천주교회로서는 특별히 더 의미 깊은 것이 아닌가 한다. 이 민족의 손으로 시작한 교회가 2백년의 해를 맞는 한편 103위 시성식의 거행 교황의 내한과 성년의 행사를 치러야 할 은혜의 시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나간 2백년을 기념 경축하는데 의미가 있기 보다는 오히려 그 2백년을 追體驗하는 가운데 미래에로 재출발하는, 3세기를 향한 결단의 시점에 서 있음을 확인하고 순례의 도상에서 여장을 다시 새롭게 갖추는데 그 의미가 있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는 지난 2백년을 놓고 회심「메타노이아」하는데서부터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회심이란 미래에의 회심이며 살아계신 하느님의 미래에의 회심이며 살아계신 하느님의 미래에의 회심이다. 이 회심만이 한국천주교회의 장래를 가능케하며 근본적으로 구원의 현실을 성취토록 한다. 왜냐하면 회심만이 산희망의 실천이기 때문인 것이다.
회심은 하느님과 인간의 기쁨이라고 루까복음서는 얘기하고 있다. 회심과 더불어 희망이 다시 우리 생활 안에 들어온다. 오로지 회심을 통해서만 미래는 우리에게 있어 확실한 것이 될 수 있다. 대림절에 기다리며 소망한다는 것은 진실되게 근본에서부터 회심하는 것이다.
신앙인이 그 미래를 소망하며 기다리는 것은 단지 그 미래를 아직 현실은 아니지만 곧 현실이 될것으로 보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믿은것으로 의해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으로서, 또 멀지않아 명백해 질 자기의 완전한 성취를 향하여 발전하고 있는 사건으로서 기다리며 소망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믿는 자로서 그리스도께서 현재 우리 안에 살아계시게끔 참 응답을 했는지를 생활의 실천에서 성찰하는 것이 긴요한 것이다.
더욱이 희망의 산 원천으로서 그리스도를 신앙고백했는지를 반성하는것은 더 긴요하다.
이 대림절 중에 우리는 한국 천주교회의 2백년 역사를 민족사의 맥락에서 성찰하여 참되게 회심하고 지금보다 더욱 신앙에 열심하며 우리의 미래이며 희망인 그리스도께 굳건히 뿌리박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이 땅이 빛을」곧 사회의 빛이며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이 땅에 충만케 할 수 있을 것이며 빛의 아들에게 부여된 책임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빛으로 오시는 그리스도는 미래에서 우리를 부르는 동시에 지금 이 땅에 빛으로 계셔서 현재 우리에게 빛을 주고 있다. 그런데 그 빛은 우리 민족과 한국인들의 죄와 악으로 말미암아 희미하게 비추고 있는 것 같다. 이 땅에 판치고 있는 제세력은 빛에 도전하며 어두움 속에서 불신ㆍ불의ㆍ싸움을 조장하고 있다. 마치 빛이 필요없다는 듯이 말이다.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상황은 구조나 제도를 바꾼다한들 그 내부의 인간을 바꾸지 않는 한 사회 성화는 불가능하다. 그 인간을 참되게 변혁하는 것은 단지 경제상태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보다 인간적으로, 보다 정의에 합당케 인간의 권리를 존중하고 명랑한 구조를 건설하는 것이 중요한 긴급과제이다.
그러기 위하여 한국천주교회는 복음이「메타노이아」라고 부르는 전면적인 내적 쇄신 근본적 회심 정신과 마음의 깊은 변혁을 이 땅에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성취시켜야 한다.
특히 2백주년을 맞는 이 시점에서 대림절을 지내는 우리 교회는 이 땅에서 이 민족과 함께 기다리며 소망하는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의 원점에 서서 봉사의 정신과 기도에 의지해서 그리스도 안에 일치하고 철저한 인간의 해방을 가져오는 복음선교에 진력하여야 할 것이다.『나는 야훼님 믿고 또 믿어 나의 희망 그 말씀에 있사오니 새벽을 기다리는 파수꾼처럼 이스라엘이 야훼를 기다리옵니다』(시편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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