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에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면서 난 너무나도 하느님이 주신 초대장을 쉽게 밟아 버린 날들이 많았다.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생활의 즐거움이 있을때는 약간의 괴로움을 느끼면서도 쉽게 잊어버린 하느님의 초대장. 흥겨운 마음이 들때는 그 초대장이 어디에 가 있는지도 몰랐던 자신. 그리고는 마음의 허전한 곳이 있으면 주님께 달려가서 마냥 부끄러움도 없이 고개를 들고 앉아있을 수 있던 그런 얌체. 그렇게도 얄미운 얌체에게 조금의 벌도 주시지않고 오히려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시고 더욱더 멋진 초대장을 보내주신 주님의 크나크신 사랑을 잊을 수 없다. 그런 생활을 하면서도 신앙인이라 얘기하던 자신이 그렇게 부끄럽고 미울수가 없다.
지금은 기도한다. 하느님께 뭔가를 바라는, 구걸하는 그런 태도의 기도가 아닌 진심의 기도, 묵주를 잡고 비명에간 넋들이 고이 잠들고 따뜻한 하느님의 품안에 안길 수 있도록 기도하는 내 마음에 한줄기 빛이, 아주 밝은빛이 반사됨을 난 누구에게도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다. 이때까지 그 빛을 잡으려고 아무리 손을 뻗쳐도 자꾸만 멀어져 가던 그 빛. 그렇게 멀리있어 보이던 그 빛이 바로 내 마음에 와 닿을줄이야… 이젠 주님이 그 무엇을 주더라도 그것은 나에게 있어 최선의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제 다시는 주님의 초대장을 헛되이 사용하지않고 버리지도 않고 구기지도 않고 짓밟지도 않으며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소중하게 간직하며 쌓아갈 것이라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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