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낭보와 함께 아시아 유럽의 정상들이 한국을 찾았고 이로 인해 한국의 위상은 국제사회에서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한편에서는 이른바 민중들의 반 세계화, 반 아셈의 깃발이 날리며 수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 시위는 국내외 민간 단체들이 참여한 반 세계화의 물결이다.
국제화를 부르짖으며 글로벌 시대의 세계화를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자 잠재력으로 받아들였던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매우 낯선 풍경일 수도 있으며 IMF 경제 위기는 우리 사회의 비능률과 부정 부패, 과소비, 그리고 정치인이나 재벌들의 잘못 정도로만 간주하고 「내 탓이요」를 퇴이는 소시민들에게 그것은 의아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화, 신자유주의 이념과 현상이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해 경고해오고 있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여러 기회에 자본이 인간을 억압하고 지배하는 경제체제의 비인간적인 현실에 대해 우려했고 새 천년을 준비하기 위해 대륙별로 열었던 주교대의원회의 아메리카 특별총회를 마치고 발표한 후속 문헌에도 이를 명백하게 경고했다.
하지만 사실 한국교회 안에서 일반 신자들이 가톨릭 교회의 이같은 관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영국을 중심으로 이뤄져온 「쥬빌레 2000」즉 제3세계 외채 탕감 운동은 부유한 선진국들이 가난한 나라들에 빌려준 외채를 탕감해줄 것을 촉구하면서 서명운동을 벌여왔다. 이 운동은 1998년 11월 로마에서 38개 나라 지부가 모여 「대희년 2000」을 정식 발족하면서 본격화됐다.
이들은 그 해와 이듬해 영국과 독일에서 각각 열린 G7+1 정상회담 때 시위대 수만명을 동원해 제3세계 외채 탕감을 위해 부유한 국가들에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국교회에서도 서명 용지를 모아 영국의 본부로 보냈다. 이번 아셈 기간 중 열린 「아셈 2000 민간 포럼」종교분과에서는 이같은 가톨릭의 기본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다른 종교의 단체들과 함께 세계화에 대한 종교 공동체의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세계화가 가져오는 부작용은 다양한 종교 및 영성적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이들 종교 공동체의 근본 원리와 가르침에 반하며 따라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종교간의 협력이 필요하며 생명과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영성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이 모임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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