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 사이에서 교회에 대한 불만, 아니면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돈내는 문제다. 그러데 솔직히 나는 신자들이 돈지갑을 좀더 크게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꾸로 교회에서는 더 열심히 돈을 거두어야 한다.
무슨 말이냐고? 물론 마음 정성으로 하는 이웃사랑도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안내는 이웃사랑이란 도대체 무슨 말인가? 우리에게는 적어도 십일조, 10%라는 기준도 있다. 정기적으로 자기 수입 가운데 이웃에게 얼마를 내어 놓는지 따져보는 습관을 들이자. 처음부터 10%는 힘들다면 1%부터라도 시작해서 천천히 평생을 걸쳐서라도 그 비율을 높여가도 괜찮다.
우리 나라가 그동안 좀 살기 어려웠던 시절을 오래 겪었기로 대체로 사람들이 남을 돕고 돈을 쓰는 데 매우 인색하다. 아니, 어색하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신자들에게 이웃을 도우라고 많이 권유하지만, 신자들조차 남을 위해 자기 돈을 내는 데는 그리 익숙하지 않다. 이웃 사랑이라는 가르침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배우고 스스로도 다짐하건만, 그것이 기부로는 잘 이어지지 않는다. 바로 신앙이 현실과 별개로 움직이고, 그만큼 속이 빈 한 증거이기도 하다.
신자들은 교회 안팎의 여러 단체에 기부하기 이전에 교무금이나 여러 헌금을 교회에 직접 내는 데서 기부를 배우고 실천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것이 단지 의무가 아니라 뭔가 더 내고 싶은 의욕과 사명감을 불러 일으킬만한 살아있는 경험과 교육이 되지 못한다. 다시 말해, 교회가 신자 돈을 받고, 모으고, 쓰는 과정이 신자들에게 돈지갑을 더 크게 열고자 하는 의욕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때로는 오히려 그 반대다. 어쩌다 구경삼아 들른 사람도 돈지갑을 열게 만드는 시장 상인들에게도 교회는 배워야 할 게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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