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단의 1984년 사목교서는『한국교회는 분명히 지금 발전하고 있읍니다. 온 세계교회가 기이한 현상이라고 여길만큼 우리는 지금 실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읍니다.』라고 하면서『우리는 민족만, 자랑만 하고 있을수 없읍니다』라고 분명히 개진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발전하고 있다면 그 발전의 기준은 어디에 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과연 발전을, 그것도 비약적 발전을 하고 있는가?
보도된 바에 의하면 각교구 주교 좌본당의 83년도 영세자수가 82년도에 비하여 약 10%정도 감소했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 봐서 전국 교회의 신자수 증가는 82년에 비해 배%정도는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실은 신자수의 증가율은 1978년도에 7.5% 1979년도에 4.7% 1980년도에 6.0% 1981년도에 9.0% 1982년도에 9.67%였었다. 또한 예상하는 바에 의하면 1983년도의 신자수 증가율은 8.67%정도일 것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신자수 증가의 비율에 있어 1981년도는 전년에 비하여 3.0%을 더 증가했으나 1982년에는 전년에 비하여 0.67%만이 증가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신자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증가율에 있어서는 저하하는 현상을 드러내고 있었다.
더욱이 1983년도에는 증가율에 있어 10% 감소할것으로 예상되어 증가율의 비율은 1981년도 보다도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이것은 1982년도에 벌써 신자수 증가의 위험신호가 나타났던것이며 1983년도에는 구체적으로 감소 현상을 드러낸데 불과한것이다. 『교회의 복음화 활동에 있어서 각별히 유의해야할 요소와 국면이 있읍니다.
그중에 어떤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만이 복음화활동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읍니다.
그러한 경우로서는 복음선교를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교하고 교회를 가르치고 세례를 주고 기타 다른 성사를 주는 것이라고 정의하려는 것입니다』라고 바오로 6세가 사도적 권고「현대의 복음선교」에서 지적하였듯이 세례를 줘 신자수를 증가시키는 일이 어느 면에선 교회의 발전 전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물량주의적으로 수량의 증가에 자위하는 따위의 사목적 태도가 전적으로 옳다고는 할 수 없다.
『교회로서 복음선교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보다 넓은 지역에서 혹은 보다 많은 사라들에게 선교하는 것만이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계획에 배반되는 인간의 판단기준 가치관 관심의 초점 사상의 동향 사상의 원천 생활양식등에 복음의 힘으로 영향을 미쳐 그것들을 역전시키고 바로잡는다고 하겠다』(현대의 복음선교)
따라서 교회의 발전을 지역과 인간에 있어서 숫자적으로만 볼수 없기마련이다. 그러나 어쨋든 교회 활동에 있어 영세자의 증가 추세가 퇴보하는 일은 사목적 선교적으로 깊이 생각하지 않을수 없는 사목적 현실이다.
흑자는 1983년에는 2백주년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기도모임 행사등 내적 쇄신에 치중한 결과로 신자수의 증가율이 감소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교회는 선교하는 교회이며 선교를 사명으로 하는 교회인 것이다. 교회의 어떤 활동도 기도도 선교와의 관련이 없을 수 없다. 진실하게 내적 쇄신을 했다면 교회의 생명으로부터의 선교의식은 더욱더 강해졌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한국교회의 선교적 정세 즉 황금어장이라고 일컫는 이곳 이때로 봐서 당연히 신자수의 증가율은 감소하지 않았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2백주년을 준비하면서 순교정신을 얘기하고「이 땅에 빛을」외치고 시성을 위한 열광적인 기도운동을 했는데도 왜 그러한 현상이 나타났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것은 교회의 내적 쇄신과 아울러 교회 구성원들의 신앙쇄신이 제대로 돼있지 않을뿐 아니라 그리스도로부터 파견된 자로서의 사명을 올바르게 수행하지 않음으로써 하느님의 선교에 충실하기 보다 다른 방향의 교회활동을 한 것이 아닌가한다.
교회가 복음의 원점에 서지 않고 그 구성원들이 복음을 열심히 살지 않을 때 어느 측면에서든 성취하기에는 힘들 것이다.
「이 땅에 빛을」지표로 내건 한국교회와 우리 그리스도의 백성들은 세상의 빛인 그리스도를 이 땅에서 행동적으로 증언해야 하겠다.
그리하여 한국사회에 있어서 선교의 담당자이며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는 그때문에 파견되고 또한 그것이 우리의 존재이유라고 깨달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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