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주년을 맞아 우리교회가 작년부터 벌리고있는 맹안개안시술 사업은 매우 뜻있는 일이라고 교회안팎에서 입을모아 칭찬한다. 얼마전에는 텔레비전에서도 이를 소재로 다룬 드라마를 내보내기도해서 이를 시청한 신자들은 무언가 가슴이 뿌듯해짐을 느끼기도 했었다고들 한다.
지금까지 3백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사업을 통해 눈을 뜨게되었다니 얼마나 고맙고 장한일인가? 의료진의 헌신과 봉사에 찬사를 보낸다.
그런데 의료진도 정상업무를 보면서 하는수밖에 없는일이라 워낙 일손이달려 아직도 차례를기다리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맘을 금할길없다.
아무튼 순전히 우리힘만으로 이만한일을 해내고있으니 그것도 신자들만을 대상으로 하지않고 돈이 없어 수술을못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을 베풀고 있으니 마치 그옛날『주님, 눈을 뜨게 해주십시오』이렇게 간청하던 예히고의 소경들에게 주님께서 하신일을 대신해 주고있는 터라, 세계적으로 성숙한 우리교회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이는 정녕「이 땅에 빛을」, 이렇게내건 슬로건에도 걸맞는 일이라 우리로하여금 이러한사업에 눈을뜨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지 않을수 없다.
하지만「이 땅에 빛을」밝히겠다고 다짐하는 데에는 우리 겨레에게 육신의 눈만을 뜨게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그들이 영혼의 눈을 뜨고 예수를 따르게 하겠다는, 그렇게 하여 우리 모두 한형제로서 이 땅에서 더 이상 형제끼리 서로 다툼이 없는「보다 나은 세계」를 건설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육신의 눈을 뜨게 하는 사업을 성공리에 해 나가고 있다고 자만하고 있을 수 없는게 아닌가. 우리에게『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는』(마태13ㆍ13) 수많은 이웃이 있는 것이다. 그들은 육신의 눈은 떠있으되 연혼의 눈은 감겨 있는, 이를테면「눈뜬 장님」이 아닌가.
눈뜬 장님에게 진정한 빛을 보게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우선 그들을 눈뜬 장님이라고 쉽게 말해 버리는 우리는 과연 어떤가? 우리는 그들을 빛에로 자신있게 인도할 만큼 눈을 뜨고 지금 보는 것을 바로 알아 보고 있는가? 장님이 맹인 개인 수술을할수 없듯, 우리 자신부터 바로 알아 볼줄 알아야 이웃에게 빛을볼수 있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눈먼 길잡이가 어떻게 장님을인도할 수 있을까? 『소경이 어떻게 소경의 길잡이가 될 수 있겠는냐? 그러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루까6ㆍ38)
육신의 눈을 뜨게 하는 데에는 우리의 물질적 도움과 의료진의 기술만으로 될지 모르지만, 영혼의 눈을 뜨게하는데에는 무엇보다도 우리가 내적으로 쇄신되어 사람들앞에 비출 수 있는 빛이 되어야하지않을까?
비록 육신의 눈은 앞을 못보지만 내적으로 알아보는 빛에로 이웃소경들을 인도하는 맹인형제들의 활동을보면 볼 수 있는 은혜를 주신 주님앞에 부끄럽기 한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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