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장 루이 토랑 추기경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방한 목적을 “한국의 신앙인들이 종교간 대화를 갖도록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토랑 추기경이 4박5일 동안 한국에 머무는 동안 그의 곁에는 항상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가 동행했다.
기자는 토랑 추기경의 국내 일정을 시종 취재하며 한국 천주교회가 종교간 대화 노력과 성과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토랑 추기경은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자승 총무원장을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올 10월 세계종교지도자 평화기도회와 2013년 세계종교지도자 포럼에 상호 초청하며 우의를 다졌다. 성균관 총부에서 최근덕 성균관장을 만나서도 “한국의 젊은이들이 뿌리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고 말하며 유교에서 강조하는 조상 숭배정신을 높이 평했다.
한국인들은 흔히 “천주교와 불교는 서로 통하는 데가 많고 정서가 비슷하다”고들 한다. 또한 김희중 대주교가 성균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말했듯이 한국 천주교는 ‘신위(神位)’ 사용을 금지할 뿐 명절 차례와 기일 제사를 모두 수용해 유교와의 친화력도 높은 편이다.
같은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고백하는 천주교회와 개신교회와의 교회일치 노력도 고무적으로 보인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이후 가톨릭교회는 1517년 종교개혁으로 분리된 개신교회를 ‘갈라진 형제’로 인정했다. 공의회 이전에는 전통적으로 가톨릭에서 갈라져 나간 개신교회가 가톨릭으로 돌아오라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신비를 다양성 안의 일치로 구현하자는 관점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에 걸친 한국교회 일치운동의 결실은 같은 그리스도인들 간의 인격적 친교와 동료의식이었다.” 제11회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에서 송용민 신부(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총무)가 한 말을 되짚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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