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은 본당 신부들이 쉬는 날이다. 그러나 신설본당 신부에게는 월요일도 쉬는 날이 아니었다.
월요일 아침에 전화가 왔다. 『신부님, 애드벌룬이 전봇대에 걸려 아주 위험합니다. 빨리 나오십시오』
「천주교 풍암동성당 」이라는 대형 플랭카드를 애드벌룬에 매달아 이틀전에 띄웠다. 그런데 비바람에 애드벌룬이 전봇대에 걸려버렸다.
바람에 흔들리는 애드벌룬 때문에 전봇대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전봇대에 걸린 애드벌룬을 어렵사리 끌어내려 땅에 있는 쇠파이프에 단단히 묶어 놓았다.
그리고 나서 성당 천막을 보니, 성당 천막마저도 야속하게 본당신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삼일 전에 수도 파리프로 튼튼하게 포장마차 같은 천막을 치고서, 기쁜마음으로 주일미사를 봉헌했다.
이제 비 때문에 무너질 염려가 없다고 생각한 나는 너무 좋아서 신자들에게 자랑했다.
『이제 비가 와도 천막이 무너질 염려가 없읍니다. 지난 번에 폴대로 친 친먹을 초가집이라고 한다면 쇠파이으로 친 이번 천막을 기와집과 같습니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생겼다. 천막 위에 빗물이 저무 많이 고여 있어서 천막이 찢어질 지경이었다. 두 사람이 온갖 힘을 다 쓰면서 천막 위에 고인 빗물을 떨쳐내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세명이 힘을 합쳐서 천막 위헤 군데 군데 고여있던 빗물들을 겨우 걷어낼 수 있었다. 천막 위에 물이 고이니 튼튼하게 쳐놓은 천막이 축 처져버렸다.
우리는 초가집 이엉을 엮듯이 굵은 나일론 끈을 사서 얼키설키 이엉을 엮기 시작했다. 세 시간 정도 지붕을 올려다보니 지붕파이프에 나일론 끈을 걸어 빗울이 고이지 않고 흘러 내리도록 이엉을 엮다보니, 목뼈가 아프고 힘들었다.
지치고 피곤한 나는 하느님께 화풀이를 했다. 『하느님, 다음부터는 하늘만 쳐다보면서 하는 일만 주시지 말고, 하늘과 땅을 번갈아 보면서 할 수 있는 일도 좀 주십시오. 본당 신부들이 쉬는 월요일에 이렇게 힘든 일을 시키십니까? 비를 내리시려면, 내일 내리실 것이지, 하느님 당신이 너무 하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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