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았다.
주교회의가 1965년부터 매년 6월 25일에 가까운 주일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로 정해 전국 모든 성당에서 남북 통일 기원미사를 봉헌하도록 해 온 것이 거의 반세기에 가까워 오고 있다.
주교회의는 특별히 올해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기해 2003년 이후 8년 만에 전국 규모의 통일 기원미사, ‘한반도 평화기원미사’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봉헌한다. 한국 천주교회가 남북의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촉구하기 위해 전국 신자들의 힘을 모으자는 취지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으로 남북 분단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남과 북의 대화가 단절되고 그로인해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제약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한반도 평화기원미사는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라는 그 주제대로 남과 북이 진실로하나가 될 수 있기를 전 신자들이 마음 모아 기원하는 특별한 자리라고 본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에 앞서, 북쪽에는 우리와 같은 민족이 살고 있다는 점이다. 또 원수가 아니고 동포라는 점이다. 이들을 외면하고서는 진정한 화해 일치는 그 의미를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주교회의 민화위가 담화문에서도 지적하고 있듯, 북한은 현재 심각한 굶주림으로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고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도 북한의 현 상황을 ‘위험수준’으로 보면서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을 계획하고 있으나 작금의 남한 상태는 비방과 적대감만을 키워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주일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따르는 삼위일체 대축일이기도 하다. 김운회 주교는 삼위 일체의 핵심은 사랑이며 그 사랑의 뜻은 부족하고 나약하더라도 심지어 원수일지라도 용서하고 사랑을 베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생전에 ‘북녘 동포는 우리 핏줄이며 통일이 되면 함께 살아가야할 동포이고 굶주리는 북녘 동포를 도와주는 일이야말로 바로 우리 민족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며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남과 북을 화해시키며 협력케 하여 한반도가 21세기에는 평화의 상징으로 세계인들 가슴에 남게 될 것’이라고 역설하신바 있다.
민족화해는 우리 한반도가 지니고 있는 화두일 뿐 만 아니라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소명임을 다시한번 되새기자. 그 소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두가 하나 되기를 기원하는 열절한 기도와 용서 화해의 정신, 그리고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사랑의 나눔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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