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자선냄비가 내걸리고 임박한 성탄절 준비에 바쁜 대림 제3주일은 자선주일이다. 주교회의가 1984년에 대림 제3주일을 자선주일로 제정한 이래 열일곱번째로 맞이한 올해 자선주일은 2000년 대희년을 맞이한 올해 자선주일은 2000년 대희년을 맞아 「불우이웃의 대희년」으로 지내게 됐다.
은총의 대희년 막바지에 맞이한 올해 자선주일은 어느 때보다 그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그것은 올해 겨울이 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에게는 더 한층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기 때문이다. 3년전 IMF 구제금융과 더불어 불어닥친 경제불황이 재연되지 않을까하는 불안심리에 복지시설을 찾는 도움의 손길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덕분(?)이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자선주일 담화문을 통해 『최근 발생한 금융위기와 그로 인한 불안심리의 최대 희생자인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이 우리 주위에 늘어나고 있다』며 그리스도인들의 자비와 사랑을 호소하고 있다.
전국 모든 본당에서 가난한 이웃을 위해 특별헌금을 실시하는 오늘 자선주일은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소외된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며, 그리스도의 평화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특별히 기억하는 날이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최소한의 의무인 자선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다시한번 상기해봐야 한다.
『진정한 자선 행위는 인간을 끝까지 버리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따라 고통받는 이들의 고통이 끝날 때까지 베풀어지는 손길이며,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마태 6 ,3), 제한 없이(루가 6. 30) 베푸는 데 있다』는 사실을 다같이 명심하도록 하자.
2000년 12월 현재 우리 교회가 운영하는 사회복지 시설과 기관만 600여 곳에 이른다. 가정과 사회에서 버림받은 영아, 아동, 청소년, 장애인, 노인들을 비롯 나환우, 결핵환우, 불우한 여성, 무의탁자, 노숙자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이들이 보살핌을 받고 있다.
이러한 복지분야에 7000여명의 종사자가 헌신하고 있다. 이 모든 이들이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땅에는 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농민과 도시빈민, 실직자와 노숙자들이 수없이 많다. 『이제는 무얼 먹고 살란 말입니까?』가난한 이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어도 「나도 살기 어려운데, 뭘」하고 눈감아 버리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오늘의 위기는 자기중심적 삶이나 이기심때문이 아닐까. 지급부터라도 더불어 살줄 몰랐던 지난 날을 회개하고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과 모든 것을 나누는 삶을 살도록 하자.
자선주일은 고통받는 이들에게 자선을 실천할 것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됐다.
우리가 쓰고 남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삶을 즐거운 마음으로 이웃과 함께 나누는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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