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 사형제도는 인간이 다른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가장 야만적인 제도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그 자체가 갖는 야만성은 물론이고 사회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근본 취지에 걸맞는 실제적인 효과가 있는가 하는 측면에서도 의문시 된다.
이러한 인식의 확산과 함께 현재 세계 각국에서도 사형제도 폐지는 하나의 국제적인 추세이다. 가톨릭교회는 그동안 끊임없이 사형 폐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더욱이 대희년을 준비하면서 적어도 대희년 기간 동안 만이라도 사형집행을 미루자고 주장했고 실제로 많은 나라에서 이같은 취지에 공감했다. 국내에서도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형폐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펼쳤고 많은 이들이 그 대열에 동참했다.
하지만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서는 이에 대한 범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 그동안 숱하게 논의됐으면서도 여태까지 사형제도의 반생명적인 특성에 대해 폭넓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는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많은 국민들은 살인, 강간, 조직 폭력 등 중죄인들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할 때마다 『저런 놈은 죽어 마땅하다』는 분노로 사형제도에 대한 무언중의 지지를 보내곤 한다. 사실상 사형제도의 폐지를 위해서는 바로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사형제도 폐지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등 3대 종단에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일해온 관계자들이 연대 모임을 가졌다. 첫 모임인 관계로 가칭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종교연합」이라는 이름의 조직을 발족하자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하고 이를 위한 종단별 대표자를 선임하는데 그쳤지만 그 의미는 크다.
모든 종교는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공통적으로 더할 수 없는 가치를 둔다. 이날 모임을 가진 3개 종단 뿐만 아니라 국내의 모든 종교인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동의 과제인 것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내 7개 종단 모두가 참여하는 범종교인 연대모임으로 이 기구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 일반 시민 단체들과도 연대해 그야말로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전개할 것을 다짐했다.
사형제도가 갖는 폐해는 명백하다. 독재정권 시대에는 사형제도가 오판이 아닌 고의적이고 자의적인 조작과 고문을 통해 정권 유지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일국의 대통령이자 오늘날 가장 권위있는 노벨상을 수상한 그가 과거 사형수였다는 사실을 사형제도가 얼마나 불합리하고 반생명적인 제도인지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