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김대건 성인의 축일을 맞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1984년 성인 반열에 오른 한국의 103위 순교자들 가운데 대표적 성인으로 존경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것은 한국교회 첫 사제라는 면 이외에도 지속적인 박해 속에서 비교적 짧은 생을 살았음에도 훌륭한 믿음과 성덕의 표양을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 후손들에게 보여 주었다는 면 때문에 그럴 것이다. 김대건 성인의 영성은 하느님의 섭리와 자비에 대한 특별한 신뢰심을 가지고 하느님과 긴밀한 일치를 이루는 삶을 살았다는데 가장 큰 특징이 있다고 영성학자들은 평한다.
특히 성인이 남긴 서한들 속에서는 무엇보다 ‘모든 일을 하느님 중심으로 생각하고 처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러한 내용은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뢰심에 바탕을 두지 않으면 드러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진다.
순교 직전, ‘영원한 생명이 내게 시작되려 한다’고 언급한 점에서도 나타나듯 김대건 성인의 순교는 결국 그러한 하느님 안에서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으로써 실현되어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발언은 그리스도를 따라 같이 죽고 같이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간다는 ‘부활신앙’의 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활 신앙이 김대건 신부가 보여준 순교 영성의 핵심이라 강조하고 있다.
성인이 감옥에 있는 동안 쓰여진 편지들은 체포되기 전 작성된 서한들보다 훨씬 더 깊은 하느님께 대한 신뢰 일치를 발견할 수 있게 한다. 그만큼 성인은 순교로써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기 원했고 특히 옥중에서 순교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 것으로 추측된다.
성인의 순교가 많은 기도와 준비를 통해 이루어진 영적 삶의 결실이라는 것은 오늘 김대건 축일을 지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해마다 7월이 오면 김대건 성인을 기억하고 그 순교의 삶과 영성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하지만 과연 삶 안에서 얼마나 그 발자취를 따르려 노력하는지 반성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김대건 성인이 시성된 지 30년이 채 안되는 시기임에도 김대건 성인의 순교 정신을 현양하고 본받고자 하는 관심은 이전에 비해 많이 희석돼 있는 느낌이다.
국내를 비롯 해외 교포 교회 안에서도 수많은 성당과 단체들이 김대건 성인의 이름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적으로 그분의 정신을 얼마나 닮으려 하고 알리려 하고 있는지 성찰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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