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7일은 재의 수요일이다. 이날부터 올해의 사순절은 시작된다. 교회력에 의하여 매년 맞는 사순절이라고 하나 금년은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과 특별성년의 해이므로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사순절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무릇 사순절을 참회와 속죄로 우리의 신앙생활을 쇄신하고 하느님의 은총으로 부활한 그리스도 예수를 만날 준비를 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첫째、우선 세례성사를 준비하는 예비자들을 적극적으로 또 중심적으로 준비시키는 시기이며 둘째、죄를 번한 이들에게 다른 어느 때보다도 속죄행위를 강화시키는 시기이며 셋째、전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고통과 수난을 당하시며 어두움의 세력인 악과 싸우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수난을 追體駿하며 묵상케하는 시기인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2백주년을 맞이한 올해의 사순절에 있어 무엇보다도 먼저 한국천주교회의 2백년의 역사를 회고하는 가운데 참회의 자세로 하느님 대전 앞에 서야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2백주년의 기념사업 및 행사가 인가를 성찰하여야 하겠다.
2백년 동안 이 땅에서 성장해온 이 교회가 참 그리스도의 교회로서 부끄러움이 없는가 또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그리스도의 백성들은 바로 복음에 튼튼히 뿌리박은 참 그리스도인가 그리고 또 성숙된 교회、성숙된 신자라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데 과연 그런 것인가를 복음의 원점에서 반성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진실하게 반성한다면 오늘의 한국 사회 앞에、더욱 민족사 앞에서 얼굴을 들고 큰소리칠 입장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 우리의 참된 참회가 필요한 것이다. 겸허하게 참회하지 않는 마음가짐으로는 신앙의 쇄신은 물론이려니와 교회의 쇄신 또한 기대할 것이 못되는 것이다.
사순절에 즈음하여 모든 신자개개인의 죄에 대한 생활도 물론 긴요한 것이다. 주교를 비롯하여 성직자 수도자 신도대중 모두가 역사 앞에 통회하는 자세야말로 역사 가운데서 구원의지를 펴시는 하느님의 뜻에 합당할 뿐 아니라「이 땅에 빛을」비출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며 교회 역시 이 민족의 빛이 될 것이다.
따라서 2백주년을 무엇보다도 반성ㆍ참회의 해로 삼아야 하겠고 이 사순절에 가일층 예년과는 달리 그것을 뚜렷이 나타내야하겠다는 말이다.
한편 3월 11일 사순절 첫 주일을 2백주년 기념일로 정하고 2백주년 기념 주교위원회는 호소문을 위원장 윤공희 대주교 명의로 발표했다. 『이날에는 특히 기념정신을 드높이고、모든 교우들이 이일에 다 같이 참여하도록 일깨우고 있다』(기념주일 호소문에서)
우리의 2백주년 기념축제는 과거의 사건을 기념하고 현재생활에의 요구를 나타내며 미래를 예고하는 것일 것이다. 재론하여 지난날의 업적에 감사하고 미래에 참여하는 오늘의 생활에 대한 축제의 요구일 것이다. 그리하여 인류사의 흐름 안에서 민족사의 맥락에 재조명하여 한민족의 고통 및 비극과 더불어 교회의 진로를 함께 하는 기념축제여야 하겠다는 것이다.
예수의 고통과 수난을 追骸駿해야만하는 이 땅의 가톨릭인들은 당연히 이민족의 고통과 비극、즉 분단의 고통과 민족분열의 비극에의 적극적 동참에서 그것을 체험하여야 할 것이다. 그 체험으로부터 2백주년 기념축제를 진행할 때 이 기념축제는 민족사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이 땅에 빛이 될 것이다. 그리스도의 구원현실 또한 顧在化할 것이다.
교우들이 다 같이 참여하도록 일깨우는 2백주년 기념주일에는 더욱더 한국천주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참회의 정신으로 보속하는 행위로써 복음의 원점에 되돌아가야 할 것이다. 복음의 원점에 확고히 설 때 그2백주년의 기념은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교회적 민족적 세계적인 것이 될 것으로 믿는 바이다. 예수의 부활을 위하여、민족을 위한 교회를 위하여 우리 자신들을 위하여 사순절을 뜻있게 지내도록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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