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는 교구 내 1백19개 본당의 수도자ㆍ신도 2천여 명에게 성체분배권을 수여하기위하여 3월 6일부터 4월 24일까지 매주 화요일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보도된 바에 의하면 5월초에 개최되는 교황성하 집전 신앙대회에 대비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에 관하여 사태의 중요성과 목적의 긴급성에 비추어 몇 마디 제언을 하는 동시에 몇 가지 지적 하고자 한다.
첫째 교구당국에 대하여
무릇 가톨릭 교회는 성체 중심의 공동체이다. 성체는 은혜의 원천이며 이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의 성화와 하느님의 영광이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되는 것이다』(전례헌장10)
그래서 전례의 역사상 많은 과정을 거쳐 오늘날 빈번한 성체배령의 부활로 신도대중들이 매일 성체를 영하도록 권장하기에 이르렀다. 허나 전통적으로 신도대중의 성체분배는 안정되지 않았었고 11세기 라떼라노 성당에서 차부제가 성체를 분배한 적이 있기는 하였으나 성직자 아닌 자의 분배행위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안다.
그런데 이번에 또 여의도 신앙대회를 앞두고 그 대회에 대비하는 조치로 다수의 신도에게 성체의 분배를 시키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신앙대회가 아니라 하더라도 바람직한 사목적 배려이기에 누구도 좋은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8주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성체의 분배에 관한 제반 교육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하겠기에 일말의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물론 교육내용이 적절하게 짜여져 효과적으로 되리라고 믿는 바이나 성체분배에 수반한 전례의 전반적 이해가 제대로 신도들에게 깊이 이루어지기를 바랄뿐인 것이다.
그러므로 정해진 시간 내에 성체의 분배에 따르는 영성적 차원의문제와 그 의미와 아울러 의무 책임을 철저하게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실용적 측면의 기능성에 의해 본말을 전도하는 따위의 결과를 초래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어쨌든 2천 명이라는 다수의 신도들에게 성체분배권을 부여하는 것은 사목적 차원에서 볼때 크게 환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둘째로 교육을 받는 수도자 및 신도에 대하여
전례헌장에는 신도가 전례에 행동적 의식적으로 참가할 필요를 되풀이 하여 말하고 있는데 실은 「참가한다」는 말이 그 헌장에 25회나 나온다.
특히 행동적이라고 형용사가 붙은 이 개인적 행위가 아니라 『일치의 성사』곧 주교 밑에 일치해 하나로 통합된 거룩한 백성인 교회의 전례적 봉사임을 깊이 인식하기 바란다.
셋째로 신도대중에 대하여
들리는 바에 의하면 일반신도들은 가능하면 영성체를 사제를 통해서만 하려는 경향성이 강하다고 한다. 차선택으로는 수도자에게서 영성체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생각을 나쁘다고 지적하는 것은 아니나 성교회가 부여한 직무에 의하여 성사적 참가로 수행하는 신도의 성체분배권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편 또 그러한 의식구조를 개조하여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깊은 경건심과 올바른 질서로 자기임무를 수행하는 신도인 성체분배자에의 존경심과 그 위대한 직무에 사랑으로 기쁘게 감사할 수 있어야 하겠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성직자에게만 의지하려는 지난날의 의식구조를 개조하여 신앙의 쇄신과 아울러 교회의 쇄신을 성취토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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