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처는 83년 12월 31일 현재의 한국천주교회 교세통계를 발표했다.
본란은 이미 83년 각 주교좌 본당의 영세자 집계를 보고 논급한 바가 있으나 이번에 한국교회 전체의 이 교세통계에 접하고 느낀 바에 대하여 몇가지 언급하여야 하겠다.
첫째로 신자수의 증가에 관하여 지난해 82년 12월 31일 현재의 교세통계를 보고 『증가율이 전년에 비해 0.67% 증가와 9.67%로 9%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교회 창립 2백주년의 해인 1984년에는 신자수 2백만을 기대하며 선교활동에 힘을 경주하고 있는 사목적 현실에서 볼 때 더욱 그런것이다』라고 경고를 내포한 우려를 표시한 바가 있었다.
그런데 올 해는 전년도에 비해서 8.45%의 증가율을 기록하여 전년도의 증가율 보다도 1.22% 감소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13만3천3백50명의 산자수 증가는 교회의 선교에 대한 바람직한 미래를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교회를 디아스포라 곧 離散의 교회로 보고 참 그리스도인은 어느시대, 어떤 곳에서도 늘 소수자였다고 주장하는 자도 있으나 과연 우리도 그렇다고 자위해야 하겠는가?
물론 전교방책이나 전교전술에서나 온 구호따위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로되 교세배가운동이 아닌 복음선교의 결과로 증가하는 교세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하지 못할 것이다.
數의 마성에 사로잡히지 않은 하느님의 부르심과 인간의 응답과의 역사적 생명관련에서 불타는 선교열의 열매를 어찌하려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단 말인가?
여기서 우리는 이 땅에서의 복음선교의 부진의 참 워인을 반성적으로 살필 필요성을 통감하는 것이다. 그 신자수 증가율의 감소의 병근은 무엇인가? 교회 창립2백주년을 맞이한 선교 3세기의 출발점에서 우선 병근을 구명하는 것부터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돈도 없는 가난 속에서, 성직자도 없는 가난 속에서, 드러내서 전교할 수 없는 가난 속에서, 전교와 죽음이 직결되는 가난한 삶의 현장에서 선교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조상들의 시성을 기뻐하며 그 시성선포를 기다렸던 1983년의 은혜의 때는 의미를 잃었단 말인가?
이제도 늦지 않았으니 은혜의 때 1984년을 교황의 내한 시성식 등 외부행사에 현혹되지 말고 영성의 심화로 내실화하고 교회의 생명을 역동화하는 가운데 이 땅에 빛을 밝겨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도록 우리 모두가 진력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의 지도자와 더불어 모든 신자들은 교회가 예언을 선교의 관건이든 중요 요소로 진지하게 배려하며 예언자적 사명에 새로운 눈길을 돌려야 하는 것을 지적해 두는 바이다.
둘째로 성소에 관련하여
성직자 증가율은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5.9%이고 또 수도자수의 증가에 있어 한국인 수사는 43명 증가하고 있으나 수녀는 8명이 감소하고 있다. 이미 작년에 『성직자 수급, 즉 사제수급 전선에 이상이 없는지 연구 검토하여 대책을 세우는데 있어서 어떤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수도성소의 계발에 적극 노력하여야 하겠다』라고 제언한 바가 있었으나 실제에 있어서 작년에도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조상들이 성직자 수도자 없는 쓰라린 체험에서 피땀을 흘리며 성직자영입운동을 전개하였던 그 안타까운 사실을 오늘의 우리는 아직 잊지는 않았을 것이다. 진정으로 교회 공동체 전체가 총동원하여 성소계발에 보다 더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야 할 것으로 본다.
세째로 도시화 현상에 대하여
서울대교구의 신자수는 전국신자수의 31.7%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다른 도시의 신자를 사간한다면 도시신자수의 비율은 상상을 넘어선 것일것이다. 이러한 도시화 현상에 따르는 신도의 도시집중이 가져오는 제반교회의 현실을 우리도 철저하게 사목적으로 배려하여야 할 것이다. 도시화시대의 교회의 기능과 역기능을 냉철히 파악하여 그 대책을 강구해야만할 시점에 우리는 도달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사회과학적 접근으로 폐쇄화를 극복하며 모든 교구의 연대성을 강화할 긴급성을 강조하는 바이다.
신도의 도시집중 현상은 都農의 격차와 아울러 이 땅에 있어서의 가톨릭교회다운 교구간의 협동 공동책임이 시급함을 노출시키고 있다. 대도시 교구의 사목적 결단으로 교회공동체의 사귐이 눈에 보이게 현실화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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