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여러 곳에서 전산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리고 그 바람은 제2의 산업혁명이라고도 할 만큼 거세어 지고 있다.
교회는 이 세상 안에 많은 사명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추수」할 것은 그리스도의 말씀처럼 해야 할 일은 많으면서도 일손은 형편 없이 부족하다. 한 사람의 사목자가 3, 000명 이상의 신자들을 염려해야 하고, 더구나 지역 주민 전부를 감안한다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하고 있는 셈이 되기도 한다. 관심이 없어서라기 보다도 불가항력적인 곤란 때문에 소홀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사목자가 감독이나 관리자로서의 기능보다도「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모습을 지녀야 하는 것이라면 지금의 현실은 본의아니게 잘못 되어있는 것이다. 어느 집 둘째가 금년에 학교에 들어가고 그래서 주일학교에도 등록을 해야겠고 하는것부터 어느집 그릇이 몇 개나 금이 갔는데 하는 식의 자상한 배려를 지닌사목자를 우리는 원한다. 그러나정작 주일학교의 개학을 준비 하면서 사목자는 사뭇 위협조의 포고를 통해 부모들에게 설득하고 호소할 뿐이다. 주일학교도 취학통지서를 발부하면서「사목자로서의 애정」이 담긴 관심을 보여줄 수 있다면 좀더 효과적일 것이다. 물론 그런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방법으로는 너무 많은사람이 동원되어야 하고 완벽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쉽게 지쳐버리고 만다.
그 해결방법으로 교회업무의 전산화를 신중하게 고려해볼 만하다 전산작업은 수많은 자료들을 정리 정돈하여 새로운 정보를 얻는데에는 유능하다. 그 유능한 기능을 교회의 업무와 사목활동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확실히 가치있는 것이다. 그러한 시도는 교회의 행정체계를 보다 능률적인 것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줄것이고 모자라는 일손을 어느정도는 채워줄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교회업무의 전산화가 효율적이라 하더라도 다음몇가지 사항은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전산화를 포함한 교회업무의 효율화를 위한 모든 시도들은 봉사라는 교회본연의 자세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어야 한다. 만약에 이 모든 의도의 결과가 치밀한 교회행정을 구성하는 나머지 신자들을 속박하는데에만 효율을 발휘한다면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교무금을 안 낸 사람을 정확히 파악한다는 것도 행정적인 면에서는 도움이 되겠으나 그 뿐만이 아니라 이웃을 이해하고 그에 따른 봉사를 베푸는 데에 필요한 자료들을 다룰 수 있도록 설계되고 준비되어야 한다. 덧붙여서 사목적인 열의없이 추진된다면 이웃을 비인격화하는 폐단도 빚어 질수 있다. 손에 쥔 자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웃을 이해하고 봉사하려는 열성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애정 없이 정보만 손에 쥐고 있으면 그 이웃을 이용 가치가있는 도구로만 생각하고 말것이다.
둘째로 경제성이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아무리 신속 정확한 결과를 얻을수 있다 하더라도 경제성을 따지지 않는다면 사치스런 놀음이 될것이다. 그일을 해결하는 데에 더 효과적이고 값싼 방법이 있는지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그런 방법이 있다면 전산화 이전에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시도가 활발해 진다면 전산화의 적업은 그만큼 손쉬워지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셋째 전문적인 인력의 양성과 연구기관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가 원하고 있는 일들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고 섣불리 해 치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교회내의 사정을 깊이 파악하고 전산 업무의 이론과 실제에 관한 지식을 모두 알고 조화시킬수 있는 인력은 지금부터 양성해야 한다. 또한 기왕에 산발적으로 시도되어 온 내둉들을 집결하고 서로의 지식을 교환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서 그리고 교회업무의 전산화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자문해 주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줄수 있는 교회내의 기관도 필요하리라고 본다.
결론적으로 교회업무의 전산화는 하느님의 백성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연구아래 조심스레 진행되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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