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절제의 생활이 필요한 사순절을 맞으면서 더욱 분명히 하느님을 체험하고 그 사랑의 은총에 깊은 감사를 드려본다. 교회전례 중에서도 가장 특별히 엄숙한 시기이고 우리신앙이 성숙되는 시기가 바로 이 사순 시기이다.
더구나 특별성년을 맞은 우리 한국교회의 이 사순절은 보다 깊은 의미를 가져다 준다고 하겠다.
모두 굵은 베옷을 입고 단식하며 (요나4ㆍ5) 나쁜 행실을 모두 버리라한 요나 예언자의 말씀을 묵상하며 이 기간만큼은 상주(?) 노릇을 해야하는 우리들. 여기에 눈과 귀를 삼가고 수단스런 혀를 억제하는 숙연한 자세로서 사준절을 맞이하고 보내야 할 것이다.
신앙인의 자세로서 항상 그래야 하겠지만 불안전한 인간이기에 평소 무관심했던 주위를 돌아보며 나의 작은 희생을 필요로 하는 대상을 찾아본다. 의외로 도움의 손길을 아쉬워하는 이웃들이 많은 것을 보고 조그만 내 힘의 보람을 느낀다. 오래전부터 실시해온 우리 청아회의 아침기도는 사순절을 맞아서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묵상하고 있다. 출근하기 20분전에 성당에 나와 열심한 기도로 바쳐지고있는 십자가의 길에서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며 생활하는 신앙인으로 커나가고 있다. 먼곳에서 출근 한다는 핑계로 참석하지 못했던 나는 새로이 마음을 다지고 알람시계를 6시30분에 맞추어 놓고 잠자리에 든다.
만원버스 속에서도 주머니안에 묵주알을 만지작거리며 기도하다보면 바로 옆의 아주머니 손에 묵주가 쥐어져 있는 것을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다.
우리 신자들의 끊임없는 기도에 얼마나 많은 냉담자들이 희두하고 얼마나많은 외인들이 우리교회를찾아들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신앙선조들이 뿌리내린 한국교회의 가늘지만 끈질긴 신앙의 맥에 내가 한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 가슴 뿌듯함을 금치 못하겠다
40일간을 광야에서 단식하시며 악마의 유혹을받으신 예수님의 고통을 생각할때 하루 한끼만으로도 배를 채울수 있음에 감사드리고 끊임없이 기도하는 이시기에 정말 가난하고 약한 이들을 위한 신앙인으로 희생 봉사 할수있는 자세가 이번사순절을 계기로 더욱 절실히 필요함을 인식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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