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에는 제때가 있으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성할때가 있고 병들때가 있으며, 웃을때가 있고 울때가있다』고 정도서의 현자는 일찍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인간은 하느님을 경외하고 하느님 안에서 마음껏 즐겁게 살아야한다.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며 즐겁게살려는 신앙인들에게도 각종 사고와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어떤 이에게는 성할때 보다 병들때가 더많으며, 성공할때 보다 실패할때가 더 많고, 기쁨과 즐거움의 순간보다 슬픔과 괴로움의 순간이 더 많다. 우리의 삶이 화창한 봄날처럼 맑기를 기원하지만, 때로는 먹구름이 우리의 앞을 가리고 궂은 날이 많은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신자라고 해서 사람이 겪는 모든 고통에서 제외시키지는 않으셨다. 오히려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십자가를 선물로 주셨다. 그러기에 신앙인은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라 살아가는 사람이다. 산모의 진통과 고통이 없다면 새 생명의 탄생을 볼 수 있겠는가? 신앙인은 슬픔과 괴로움의 순간에도 좌절하지 않고 주님을 만나리라는 희망속에 살아간다. 사실「나 혼자」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도 주님은 함께 하시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말해서 인생에 고통이 없다면 신앙을 고백할 자 몇사람 되겠는가?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십자가를 통해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해방시키시는 것이다. 우리 스승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보다먼저 슬픔, 괴로움, 고통을 당하셨는데 어찌 우리가 영광과 승리만을 찾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고통의 순간, 위험의 순간, 위기의 순간에 홀로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도 생명의 위기가 두번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국민학교 시절 공소 신축 공사장에서 뛰어 놀다가 벽이 무너지는 바람에 흙더미에 깔린적이 있다. 하늘이 도왔는지 마침 지나가던 사람들에 의해 구조 되었다. 당시 상황을 들어보면『쿵』하는소리와 함께 담이 무너지고 흙더미속에서 우는 소리가 들려 흙을 파보니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며칠 후 깨어보니 병원이었다. 크게 다친 곳도 없고 해서 얼마후부터 정상적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가있었다. 신자와 비신자가 어울려 사는 마을이었기에 만약 큰 사고라도 있었다면 온갖 화제가 만발했을 것이다.
공소신축 공사장에서, 더욱이 공소회장의 손자가 화를 입었으니 하는님을 믿어도 소용이 없고 자기자신만 믿으면 된다는 말이 나돌았을성 싶다. 또한번은 고등학교 시절 눈내린 어느 겨울날 교통사고를 당한적이있다. 친구들과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갑자기 택시가 들이닥쳤다. 미끄러운 눈길을 달리던 택시에 다리부분이 부딪쳐 내 몸은 공중에 붕떠서 떨어졌던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려고하니 눈앞에 별이 반짝거리고 다리가 휘청거렸다.
선생님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고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이 없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원하던 사제의 수업은 계속할 수 있었지만 위기의 순간은 많았던것 같다. 어려움을 당할때마다 두 사건을 생각하며 하느님 당신의 뜻이라면 이세상 끝까지 당신을 따르리라는 결심을 하곤한다.
사실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하루하루를 산다는것은 기적이요 은혜로운 일이다.
덤으로 받은 나의 삶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가 되게하소서. 주여 당신의 뜻대로 기쁜 마음으로 십자가를 지게 하소서. 슬픔과 괴로움의 순간에 실패와 좌절의 순간에 우리와 함께하여 주시고 용기와 희망을 갖게하소서. 2백주년을 맞은 이 사순시기에 우리모두 거듭 나는 기쁨을 맛보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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