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당국은 3월 20일 새남터에서 절두산까지의 북쪽 한강변로를「대건로」라고 명명했음을 공식발표했다.
우리는 여러 나라에서도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나라전체가 추앙할 인물의 이름을 도로명으로 쓰고 있음을 알고 있는 바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김대건 신부를 전국민이 추앙하고 그의 생애와 정신을 귀감으로 삼게끔 된 것이다. 사실 김대건 신부를 비롯하여 103위의 복자가 성인품에 올라 그 시성식을 눈앞에 두고있는 이 마당에 내려진 이번 조치는 참으로 한국천주교회 창립 2백주년의 기념비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새남터와 절두산은 많은 한국천주교회의 그리스도 백성들이 순교한 사적지인 동시에 성지이다. 그 새남터와 절두산사이의 강변로는 순교자의 피가 점철한 신앙의 증거지이며 피의 증인들이 이 교회의 역사와 아울러 민족의 역사에 진리가 무엇인지를 피로써 기록한 희생적사랑의 땅인 것이다.
강변4로라는 명칭이 대건로로 바뀐 그 길은『나의 길이라』라고(요한14ㆍ6) 자신을 일컬렀던 예수 그리스도의 길이며 이 민족성원 전체가 영원히 걸어가야 할 진리에의 길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대건로는 바로 김대건 신부가 그리스도를 따르고 그에 대한 신앙고백을 지키기 위하여 택한 진리의 길이다.
오늘날 허상과 실상, 악과 선, 信과 不信, 의와 불의가 구별되기 힘들 정도로 악의 제세력이 판치는 세계에서 실상을 위하여 善을 위하여 信을 위하여 義를 위하여 죽음을 스스로 택한 인물을 추앙한다는 것은 우리 민족뿐 아니라 인류 모두를 위해 마땅한 일이다.
그런데 대건로의 탄생에 즈음하여 이땅의 천주교회와 더불어 그 구성원인 그리스도의 백성들은 단지 좋고 기쁜일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해서 만은 안될것이다.
민중들의, 국민대중들이 그 대건로를 따라 걸어서 가든, 차를 타고 가든 지나칠 때 항상 김대건 신부를 기억하게 되는 현실에서 한국천주교도들은 어떤 생각을 해야 하며 무엇을 느껴야 하며 무슨 일을 하여야 하는지를 깊이 성찰하여야 할것이다.
무릇 순교는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이며 순교자는 그리스도의 증인인 것이다. 순교자로서 성인이 된 김대건 신부는 지난날의 증거인자 증인일뿐만아니라 오늘날에 있어서도 우리 마음안에 살아서 증거하고 있는 위대한 증인인것이다. 더우기 대건로라는 뚜렷이 노출된 도로명으로도 그 증거와 아울러 증인으로서 이땅에 빛을 던지고 있는것이다.
따라서 한국천주교회는 이 땅에 파견된 그리스도의 교회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관심사를 관심사로 하고 그 예수가 선포한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하여 그 복음의 선포는 물론이려니와 성실히 그 복음을 사는 참 그리스도의 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만일에 그리스도의 복음에 뿌리박고 설립자 예수 그리스도의 뜻만을 따르는 교회다운 교회가 되지 못하는 일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는 대건로가 담고 있는 그 숭고한 뜻을 무색케 할 것이다.
또한 이 땅에 사는 그리스도의 메시아적 백성인 천주교도들이 그들에게 세례성사로 인하여 주어진 사명과 책임과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동시에 김대건 신부의 생애와 죽음을 오늘의 삶에서 제대로 살아야 하는데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역시 그 대건로의 이름을 무색케 할 것이다.대건로는 우리들에게 나아가서는 전국민에게 김대건 신부의 삶에 동참할 것을 권장하며 아울러 이 나라에 진리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순교의 정신을 충일케 하여 민족의 진보를 성취시키는 상징으로 존재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교회창립 2백주년을 맞으면서「이 땅에 빛을 」기본용어로 내건 그 참 뜻을 밝히는 방법은 이 대건로를 통하여 그 대건로가 그리스도의 길이며 하느님 나라의 길이며「참」의 길이라는 것을 말과 행동으로 구체적으로 나타내는데 있다.
그러기 위하여 교회와 더불어 모든 구성원이 가난의 영성에 살며 창조적인 복음적 형제애로 민족사 안에서 또 사회의 한복판에서 민중들과 함께 슬픔과 기쁨, 고뇌와 실의 절망과 희망을 같이 하고 하나의 문명공동체로서 그들 민중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것이다.
대건로는 즐겁고 기쁜 때만의 길이 아닐 것이며 이 민족의 비극과 고뇌와 비참이 있을 때에도 변함없는 길일 것이다. 대건로와 더불어 한국천주교회도 이 민족의 역사 안에서 한국인이 걸어가야 할 길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이 땅에 빛을」비추기 위하여.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