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 우리 노래하리니 영광의 승리자 예수 부활하셨다. 올해도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부활절을 맞았다.
그리스도인인 우리의 희망은 나자렛 예수의 부활에 근거되어 있다. 그 까닭은 부활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죽음의 한계선을 넘어선 미래의 힘으로 그 자신을 정의하였기 때문이다.
우리의 신앙이 본질적으로 예수의 부활에의 신앙이며 그것을 통해서만 교회성립의 연유도, 현재있는 교회의 존재 이유도 이해된다는 것을 여기서 우리가 새삼스럽게 재론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현실의 신앙생활 또 현실의 교회상황에서 예수의 부활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 할때는 문제는 좀 달라지기 마련이다. 특히 구세사에 있어서의 예수 부활의 역할을 보다 더 실천적인 관심에서 성찰할 때에는 더욱 그러한 것이다.
부활의 희망은 개인에게 큰관심을 준다. 그런데 미래에 나타날 보다 좋은 사회건설의 약속은 개인의 진정한 성취가 사회적 기능으로까지 환원되지 않는 한 개인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성서가 주장하고 있듯이 부활의 희망은 완전히 개인의 성취이면서 동시에 전체 인류를 향한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의 부활이라는 사건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그 부활은 전인류의 역사안에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었는가? 또한 우리민족의 역사안에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라고 묻지 않을 수가 없는것이다.
물론 예수의 부활사건을 통하여 우리들은 그의 죽음이 우리들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느님께 삶과 죽음을 넘어서 우리들 스스로를 내맡기려고 예수 부활을 신앙고백한다. 사실인즉 예수 부활에의 신앙이란 인간이 하느님께 生과 死를 넘어서 자기를 전적으로 위탁하느냐 않느냐의 결단인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개인주의적인 테두리에서 벗어나 세계와 역사, 혹은 민족과 역사라는 차원에서 부활신앙을 고백할수 있어야 하겠다. 문제는 단지 개인의 죄와 그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에 의한 구원뿐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죄에 의하여 초래된 세계 및 민족의 부정 탄압 착취 등 악과 죽음의 힘에의 예속이며 그로부터의 해방과 자유라는데 있는 것이다.
예수의 부활이라는 사건을 통하여 자기자신을 예수의 아버지로서 나타내신 하느님은 우리로 하여금 예수의 고통과 죽음 안에서 인류의 苦難史를 스스로 짊어지고 더욱 그 고난의 역사를 자기의 역사로 하셨다는 것을 알게끔 한다.
그리하여 하느님은 예수의 구체적인 인격과 역사를 통하여 자기자신을 나타내시며 전인류의 고뇌의 역사를 자기의 것으로 하고 악의 지배에 묶인 인류의 비극을 하느님 스스로 담당하고 이것을 극복하고 축복으로 바꿔주신 것이다.
이래서 우리는 예수의 부활이 전인류의 역사 혹은 우리 민족의 역사에 있어서 갖고 있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인데 여기서 우리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우리들의 구원이란 무엇인가를 새롭게 해석되는 것을 아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들의 죽음의 어두움을 부활의 빛으로 조명시켜서 보려 할 때『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크신 자비로 우리를 다시 낳아주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심으로써 우리에게 산 희망을 주셨읍니다』라는(1ㆍ3) 베드로의 첫째 편지를 상기하여야 하겠다.
지금 우리는 한국천주교의 2백주년을 맞아 그를 기념하는 여러 사업 행사 회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에 부활절을 맞는다. 순교선열들의 피의 열매인 교회의 역사 2백년과 오늘의 교회현실에서 금년의 부활절은 특별히 의의가 큰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의 부활은 우리의 희망을 위한 은혜의 시대로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 매우 구체적인 귀결이 이 땅의 가톨릭인들의 생활에 실천을 부과하는 것이다. 예수의 부활 안에 기초를 두는 하느님의 나라를 믿는자는 이땅위의 모든 비참 부정 탄압 차별 그리고 모든 선의의 노력의 좌절과 숨막힘 앞에서도 결코 실망한다든가 비장한 감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욱더 하느님께서 예수 부활을 통하여 이미 그 승리를 확약해주신 것을 믿는 가운데에 그것들과 싸워야할 것이다. 악의 힘과 싸워 그것을 극복하여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하여 이 땅에 빛을 비추기 위하여 한민족에 희망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이틀이 멀다 하고 다시 살려주시며 사흘이 멀다하고 다시 일으켜 주시리니 우리 다 그분 앞에서 복되게 살리라』(호세아 6ㆍ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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