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의 순례
--요한 바오로2세의 방한을 환영하며
5월 3일 드디어 이땅에 발딛는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는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사목적으로 방문하며 더구나 사도적 순례자로서 찾아 온다. 사도적 순례자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이땅의 백성들은 모두가 마음으로부터 거듭 환영하는 바이다.
순례라고 말하면 의례히 서구에 있어서는 팔레스티나나 로마등의 거룩한 장소에 가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 바야흐로 교황은 자기 스스로 순례자라고 일컬으며 아시아의 한 나라、한국을 향하여 여행길에 오른 다.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교황이 된이래 여러 이데올로기、인종、경제정세、언어 등등의 상위와 장벽을 넘어서 이제까지의 교황사에 전례사 없는 세계 각지에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금번의 한국에의 순례야말로 중대한 의미를 갖는 역사적 사건인것 같다. 사실인즉이땅의 우리모두는 교회사적으로나 민족사적으로 역사의 일대전환을 가져오는 새 시대에의 문을여는 구원의현실을 기대하며 소망하고 있는것이다
우리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일컫는 「순례자」라는 말에는 깊은 진리가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가톨릭 교회가 로마를 중심으로 하여 여러 나라에 존재하는 교회를 통괄하던 그시대의 종막을 알리려는「세계의 교회」에로의 역사적 전환하며 그것에 의미를 부여해야 할것으로 믿기 때문인것이다.
가톨릭 교회는 이미 서구의 범위내에서만 얘기될 수 없고 아시아 아프리카에 무엇인가 수출하는 따위의 교회는 아닌것이다.
당연히 교회의 서구화에대한 의문이 진학의 문제로서 제기되기 마련이다.
물론 아직껏 서구와 북미의 교회상이 지배적이라 하더라도 우리는「세계의교회」의 싹이 트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금까지 방문했던 나라의 공항에 내리는 즉시 땅에 무릎끓고 입맞춤을 했었다. 이 전례로 추측컨대 김포공항에서도 역시 그럴것으로 믿어진다. 그것은 한국과 그문화에 깊은 존경을 나타내기를 원하는 일념에서 나오는 행위일것이다.
또한 보도된 바에 의하면 교황은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하며 내한시 미사집전을 우리 한국말로 할 것이라고한다.
더구나 강론을 한국어로 하기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64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단지 4박5일의 체한을 위하여 그렇게 한국어를 배우려고 노력한다는 것에는 매우 깊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한국어를 얘기 함으로써 어쩌면 지난 날 교회가 동양의 언어나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던 사목적 실수를 반성하는 표시로 여기는지 모르겠다. 또한 교황이 전례에서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개개 문화권에 있는 교회가 이미 유럽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순응을 행하여 자주성을 갖고 존재하려고 하는『세계의 교회』의 도래를 표시하는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교황께서 미사를 집전할 때 입을 제의가 우리 한국의 전통적 고유의상에 바탕해서 제작된 것이라고 하는바、이야말로 교회의 문화순응을 촉진하려는 구체적인 고마운 의도가 아닌가한다. 이러한 일련의 구체적 일하나 하나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한국의 문화를 존중하며 한국천주교회의 문화순응이나 신앙의 토착화에 대한 사목적 관심을 바깥으로 표시하는 것으로 봐야 하겠다.
더욱이 지금까지 시성식을 로마 바티깐에서만 거행했었던 것을 교회사상 처음으로 로마를 벗어나 아시아권의 한국에서 그 시성식을 거행한다는 것은 확실히 큰 의미를 갖게하는 것이다. 이야말로 지금까지 유럽중심 혹은 로마중심으로 해오던 관례를 타파하고 아시아의 한국에로 옮겨놓은 것이라할수있다.
이는 한국천주교회를 공적으로 전교지의 교회가 아니라「세계의 교회」로서 나타내는사건인 것이다. 즉 비유럽의 교회가 로마와의 관계를 굳건히 보전하면서 이미 유럽이나 그 정신의 지배를 받지 않는「세계의 교회」에의 새로운 문제의 제기이기도 한 것이다.
한국천주교회는 창립 2백주년에 즈음하여 또 교황이 내한하는 차제에 조상들의 신앙과 정신을 상기하고 歐美와 韓國과는 그 문화적 유산、전통、사고방식、생활약식에 적지않는 상위가 있으나 그러한 장벽을 넘어서서 한국에 독자적인 훌륭한 신학과 아울러 신앙이 생겨 그것이 구미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도록 마음다짐을 하여야 할것이다.
한국을 향하여 여행길을 떠나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 하느님의 가호가 있기를 기도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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